내용요약 “중국 공장 철수하며 단기적으로 한국도 수급에 영향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기회”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난 7일 오후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산업부 소관 공공기관장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한국 수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모범국으로 떠오른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성 장관은 1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의 금융 충격이 주요 원인이었던 2008년보다 이번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전 세계가 수요 충격을 함께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물경제의 대표적인 지표인 수출은 지난달 24.3% 감소한 369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액으로는 2016년 2월 359억3000만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소치다. 감소 폭으로는 역대 3위 규모다.

이달은 1~10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6.3% 급감했다. 하루평균 수출은 30.2% 감소했다.

성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출 부문은 더 깊고 장기화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다만 기업이 안정적인 부품 확보를 추구하면서 공급 라인을 조정하면 오히려 한국에 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유럽연합(EU)의 주요 공장이 감염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국 등에 있는 공장을 대거 이전도 장기적으로는 기회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이 이뤄지면 오히려 해외 공장을 국내에 유치하는 기회도 동시에 발생할 수 있어서다.

성 장관은 “중국에서 시작돼 세계로 퍼진 경제 셧다운(가동중지)으로 인해 기업들이 중국 공급망의 의존도를 재고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가격경쟁력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전국적인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19 사태를 성공적으로 진정시키고 위급상황에서도 핵심 부품을 조달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효율성과 비용 중심으로 생성된 GVC는 이제 탄력 회복성과 신뢰성 중심으로 재편성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한국이 핵심 부품·소재 공급에 있어 아시아의 컨트롤 타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4% 수축했고 2분기에는 감소세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대출, 보증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240조원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성 장관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산업이 죽으면 매출도 없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반드시 내려야만 하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기 위한 준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촉진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 투자”라며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조기 구축, 데이터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국가기반시설에의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 결합 등의 추진·육성 방침을 제시했다.

성 장관은 “뉴딜 정책 대상에는 데이터 계산과 처리를 위해 사용되며 AI에 필수적인 시스템반도체도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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