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로컬푸드직거래장 전경. 박대웅 기자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4차 산업혁명을 넘어 6차 산업혁명 시대의 밑그림을 그리는 곳이 있다. 바로 전북 완주군이다. 6차 산업혁명은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한 제조·가공의 2차산업과 체험·관광 등 서비스 3차산업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부가가치와 지역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하는 활동을 말한다. 다시 말해 농촌 지역주민 주도로 지역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 2·3차 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시 농업과 농촌으로 환원하는 경제활동이 6차산업 혁명이다. 
 

완주군 로컬푸드직거래장 내 한식뷔페 모습. 박대웅 기자

◆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 완주군 해답 로컬푸드

완주군 역시 다른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역간 불균형과 농산촌 과소화 및 고령화 등 성장동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존을 위해선 체질개선이 필수적인 셈이다. 완주군은 로컬푸드 정책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소농, 고령농, 여성농, 귀농 중 0.5헥타르 미만의 3500여 농가를 조직해 월소득 150만 원 보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완주군은 2010년 로컬푸드 육성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완주로컬푸드직매장을 개장해 농가 대상 로컬푸드 직거래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2012년 4월 국내 최초의 로컬푸드점인 용진농협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열었다. 같은 해 6월에는 완주군과 축협 그리고 각 읍면 단위 농협이 출자해 영농법인 (주)완주로컬푸드를 출범했고 로컬푸드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주주의 영향을 받는 영농법인 (주)완주로컬푸드는 2013년 대주주인 축협과 농협 그리고 완주군이 출자한 금액을 모두 돌려주고 출자수와 관계없이 1인 1투표권을 갖는 직원과 농민이 출자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2014년 1월 1040명 조합원이 50만 원 이상을 기본 출자해 7억 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했다. 이후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급성장해 1200명이 넘는 조합원과 출자금 15억 원을 넘어섰다. 직매장 역시 6개로 늘었다. 직매장은 모두 완주군 소유로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완주군 로컬푸드 직매장은 협동조합 6개 매장과 용진농협 2개의 직영 매장 외에 4개 농협에서도 하나로마트 내 샵인 샵 형태로 로컬푸드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2월 기준 670여억 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6곳의 직매장 중 4곳에서 완주 식재료만 가지고 조리한 한식뷔페점과 분식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완주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만을 이용하기에 해산물과 커피는 없다. 대신 생강차, 돼지감자차, 식혜, 딸기 등이 제공된다. 
 
 

완주군 로컬푸드직거래장터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는 방문객 모습. 박대웅 기자

◆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가공공장

만약 깻잎 40장을 한 묶음으로 해 3000원에 판다면 어떨까. 비싸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장아찌로 만들어 팔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3000원 내지는 4000원이라도 선뜩 지갑이 열린다. 완주군은 이처럼 농산물을 가공해 농가수입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완주군은 마을의 농업여건을 활용한 소규모 마을공동체 가공공장과 로컬가공센터를 만들어 농가수입 증대에 이바지 하고 있다. 현재 가공공장 40개소와 로컬가공센터 2개소를 운영 중이다. 

완주군 농민이면 누구나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뒤 자신이 생산한 원료를 거점가공센터에서 가공해 직거래센터 등에서 판매할 수 있다. 가공업체가 낄 경우 정작 농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미미하기에 농민이 직접 가공함으로써 생산된 부가가치도 농민이 가져갈 수 있게 했다. 완주군의 이같은 로컬푸드 정책은 협동조합과 마을기업, 사회적 경제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어 가능하다. 지역순환형 경제와 일자리 창출이 다시금 농가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그리고 있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정책을 다시 정리하면 한 두 품종을 대량생산하는 것보다 텃밭이라도 여러 품종을 식재해 상품군을 다양화 했다. 여기에 교육과 엄격한 규칙으로 로컬푸드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스스로 마련했다. 1년 내내 빚으로 농사 짓다 추곡수매를 해야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농민들에게 완주군의 로컬푸드 정책은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담보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끈다. 6차 산업혁명의 밑그림이 완주군에서 완성되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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