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혜진 수습기자] #차량용 기계장비 기업 A사는 중국 자동차 회사 입찰에서 60만 달러 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입찰 직전 A사의 베이징 현지 에이전트가 중국 내 이동 제한으로 광저우에서 열리는 입찰에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A사는 한국 직원이라도 입찰 현장에 보내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시 중국에 입국하면 2주간 강제 격리되므로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막막한 심정으로 A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문을 두드렸다.
A사의 SOS에 코트라 광저우 무역관이 응답했다. 입찰 현장에 기계 분야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전담직원을 파견해 A사와 실시간으로 연락을 취하며 대응했다. 서류 제출에 그친 일본 경쟁사를 누르고 마침내 A사는 60만 달러 규모 납품 계약을 따냈다.
코트라는 지난 3월부터 우리 수출 기업의 해외 현지 마케팅을 2개월간 진행한 ‘긴급 지사화 서비스’의 지원 성공 사례를 11일 소개했다.
‘긴급 지사화 서비스’는 출장이 어려운 국가에 거래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수요에 따라 해외무역관 전담직원이 현지 지사처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셀프 시연 상담과 거래선 관리, 인허가 취득 지원 등 직접 수행이 어려워진 해외 마케팅을 대행해왔다.
코트라는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행정 절차를 간소화했다. 신청부터 개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1개월에서 1주일로 축소했다. 지원 대상도 신청기업이 대행을 원하는 서비스의 현지 수행 가능 여부만 고려해 선정했다.
현재 중소·중견기업 249개사는 57개국 82개 해외무역관에서 긴급 지사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누적 수출성약액도 5200만 달러에 달한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업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진단키트를 사우디 정부에 납품한 B·C사와 브라질 상파울루 주정부에 납품한 D사, 스페인 보건부에 납품한 E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긴급한 해외 수요에도 입국 제한 조치로 제때 대응이 어려운 진단키트 기업을 대신해 코트라가 현지에서 나서고 있다. 해외무역관은 정부 관계자를 통해 세부 수요를 발굴하고 한국 기업에 공유한다. 주요 샘플 전달과 제안서 작성·제출도 지원 중이다.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올해 코트라는 우리 기업 1만개의 해외지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며 “신규 사업인 온라인 지사화 서비스의 참가비를 무료로 책정하는 등 우리 기업이 수출 인프라 코트라를 더욱 활용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고혜진 수습기자 khj@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