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분기 활동 주식계좌 3125만개로 '사상최대'...2030세대가 절반 이상
1분기 국내 활동 주식계좌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이 중 20~30대 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급증한 가운데, 20·30대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주식투자를 통한 금융 재테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지난 1분기 국내 활동 주식계좌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중 20~30대 투자자의 참여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금융투자 경험과 관련 정보 등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어 상당한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국내 활동 주식 계좌수는 약 3125만개로 집계됐다. 올해 초 활동 계좌수가 2935만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200만개나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 수는 작년 말부터 경제활동 인구 수를 추월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2936만개로, 같은 해 12월 경제활동 인구수보다 126만개 가량 많았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연말 기준으로 지난 2018년까지 경제활동인구수를 밑돌았으나, 작년 말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후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주식 계좌수는 오히려 급증했다. 지난 1분기 국내 활동 주식 계좌수는 전년동기 대비 약 5% 가량 늘었다. 이 중 20~30대 투자자의 비중이 50%를 넘는 등 2030세대의 국내 주식 시장 유입이 급격히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의 투자 형태는 낙폭과대 시장을 활용한 우량주와 대형주 위주의 저가매수로 파악돼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본인의 투자여력을 초과한 신용융자거래 및 원유선물 연계 ETN(상장지수증권),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ETN, 인버스ETF·ETN 등 레버리지 구조화상품 등의 참여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재확산 등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큰 손실이 불가피해 2030세대가 증시에서 발길을 돌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금융위기 이후 우량주의 주가반등 사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으로 일부 종목에 투자금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묻지마 매수'와 국제유가 변동에 베팅하는 원유선물 연계 상품에 대한 과도한 쏠림은 예상치 못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도 공세에 밀려 주가는 연초 대비 대폭 하락한 상태다. 올 초 6만원선 위에서 거래됐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4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세가 가속화되던 지난 3월 한때 4만2000원선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현재 4만8000원까지 낙폭을 회복했다. 하지만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20% 가량 주가가 밀린 상태다.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투자경계령을 내린 원유선물 관련 ETN 등 일부 금융상품의 경우엔 실제 투자자산의 가치와 시장 거래가격의 괴리율이 급격히 커지면서 연일 거래정지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이들 상품의 경우 하루 가격 변동폭이 40% 수준에 육박하면서 단기간에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유선물과 관련해 대표적인 투자상품인 '코덱스 WTI원유선물(H) ETF'의 경우, 지난달 월간 수익률이 무려 -53%에 달했다. 한달 사이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원유선물 관련 상품들에 대한 투자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며, 괴리율을 낮추고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선 2030세대가 시장의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면서 과도하게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원인으로 자기주도적 투자판단에 꼭 필요한 투자경험과 관련 정보의 부족을 꼽고 있다. 최근 ‘동학개미운동’, ‘주린이(주식+어린이)’ 등의 용어가 유행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2030세대의 투자손실 우려를 줄이기 위해 금융사와 증권유관기관들도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유관기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관별로 동영상, 웹북, 웹툰 등 온라인콘텐츠 개발 및 보급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문강사가 투자자를 직접 찾아가는 방문교육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역시 온라인 금융교육센터를 통해 투자자 수준별 맞춤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증권유관기관은 다양한 투자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사회초년생 등 2030세대가 자신에게 맞는 투자상품이나 거래할 금융회사를 고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상품의 수익률, 수수료 등을 비교공시하고 있다. 또한 금융회사의 재무정보, 민원발생현황, 부적합투자자 판매실적 등 회사별 비교공시를 제공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상품한눈에’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금융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오세정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장은 “유명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말했듯 '백미러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면서 "2030세대가 보장되지 않는 과거 투자성공 사례를 쫓기보다는 다양한 교육컨텐츠와 관련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투자방향을 정할 수 있는 스마트한 투자자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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