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투타 밸런스, 센터라인 안정화… 성민규 단장 '혁신 프로세스' 기분 좋은 출발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경기가 끝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 5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에 올랐다. 달라진 롯데의 모습에 부산 팬들의 마음도 들끓고 있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시즌 개막 후 5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를 차지하게 됐다. 롯데의 개막 5연승은 지난 2013시즌 이후 7년 만이다. 단독 선두에 오른 건 지난 2014년 4월 5일 이후 2227일 만이다.

최하위로 추락했던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르다.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좋다. 롯데는 5연승 기간 중 3번을 역전으로 만들어냈다. 특히 7회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약속의 7회’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비시즌 성민규(38) 단장 부임으로 시작된 롯데의 ‘혁신 프로세스’가 기분 좋게 출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인 성 단장은 부임과 함께 롯데의 ‘체질 개선’을 선포했다.

그는 전력 보강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안치홍(30)을 그간 KBO 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옵트아웃’과 ‘바이아웃’ 조항을 사용해 잡았다. 또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로 투수 장시환(33)과 포수 김현우(20)를 내주고 포수 지성준(26)과 내야수 김주현(27)을 영입했다. 핵심은 장시환과 지성준이었다. 토종 선발 투수를 보내는 대신 유망주 포수를 데려옴으로써 빈약했던 포수진을 보강했다. 팀을 이끌 감독 자리에는 허문회(48) 전 키움 히어로즈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올 시즌 롯데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성민규 단장. /OSEN

비시즌 겪은 변화의 결과는 긍정적이다. 우선 투타 밸런스가 안정됐다. 특히 타선의 짜임새가 강화됐다. 안치홍이 5번 타순에 들어서면서 민병헌(33)-전준우(34)-손아섭(32)-이대호(38)-안치홍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상위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여기에 하위 타선도 선전하고 있다. 멀티 플레이어 정훈(33)과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28)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시즌까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던 정훈은 올 시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수비에선 내외야를 오가고, 타격에서도 찬스 때 빛난다. 5경기에서 타율 0.333 1홈런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형 외인’으로 평가 받았던 마차도의 활약도 반전이다. 마차도는 안치홍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구성하면서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임팩트 있는 타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훈과 마차도까지 터지는 롯데 타선은 그야말로 쉴 틈이 없다.

센터라인의 축인 포수 자리는 정보근(21)이 차지했다. 정보근은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으로 롯데 안방을 안정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은 유지하면서 수비 포지션 변경과 지명타자 활용 등으로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한다. 백업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과거 롯데는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 등 봄에만 잘한다는 이유로 ‘봄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불렸다. 그러나 올 시즌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체질적으로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초반 화끈한 경기력으로 많은 ‘부산 아재들’을 설레게 한 롯데가 올 시즌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쭉 높은 곳에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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