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성인 공복 혈당장애 유병률 남 10명 중 3명·여 2명 꼴
악력 강하면 고혈압·당뇨병·심장병 위험도 줄어
단국대병원 최은영 교수팀, 성인 9190명 분석 결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손아귀 힘, 즉 악력(握力)이 약하면 당뇨병의 전(前) 단계인 공복(空腹) 혈당장애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이 없는 20세 이상 남성 10명 중 3명, 여성 10명 중 2명이 공복 혈당장애 상태였다.

최은영 교수

12일 단국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가정의학과 최은영 교수팀이 2016∼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9190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공복 혈당장애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연구 결과, 국내 성인의 공복 혈당장애 유병률은 남성 31.5%, 여성 19.6%였다.

최 교수팀은 양손의 최대 악력의 합을 각자의 체질량지수(BMI)로 나눈 값을 상대 악력으로 보고, 상대 악력의 강도에 따라 연구 대상을 네 그룹(상대 악력 최저 1그룹, 최고 4그룹)으로 분류했다.

남녀 모두에서 상대 악력이 강할수록 공복 혈당장애 유병률이 감소했다. 상대 악력이 가장 센 4그룹 남성의 공복 혈당장애 발생 위험은 1그룹 남성의 0.6배 수준이었다. 이는 여성에서도 비슷했다. 4그룹 여성의 공복 혈당장애 위험은 1그룹 여성의 43%에 그쳤다.

최 교수팀은 “20세 이상 국내 성인에서 상대 악력의 증가는 남녀 모두에서 공복 혈당장애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손아귀 힘이 강하면 공복 혈당장애 뿐 아니라 고혈압·당뇨병·심장병 위험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력이 왜 공복 혈당장애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악력은 근력 운동이 누적된 결과로 근육 양의 증가를 반영하고, 근육 양이 늘면 근육 수축에 따른 혈당 섭취가 증가해 인슐린과 무관하게 혈당 조절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가설이다.

2형(성인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한 환자의 당화혈색소(당뇨병 진단 지표 중 하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 운동을 소홀히 해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면 인슐린 저항성 같은 대사 이상이 생겨 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와 있다.

한편 이 연구결과(‘20세 이상 한국인에서 상대 악력과 공복혈당장애와의 관련성’)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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