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폐해가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 일본, 주요 유럽국가 등에서 아직 여전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방심하기에는 이르지만 방역체제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보여준 세계최고의 방역과 의료체계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급기야 시계가 멈춘 스포츠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적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에 이어 프로축구가 막을 올리며 ‘K-스포츠’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강국들이 언제 스포츠리그를 개막할지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라 그 부러움의 정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국내 프로야구는 미국의 대표적 스포츠채널인 ESPN을 통해 매일 한 경기가 종주국 안방으로 생중계된다고 하니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또한 대한민국은 코로나19를 잘 막아낸 모범국가로 높아진 국격만큼이나 기업들의 이미지 상승과 제품의 매출증대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코로나19 대응의 성공적 성과가 ‘K-방역’과 'K-스포츠‘를 ’K-팝‘, ’K-뷰티‘,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한류’를 상징하는 'K-컬처‘의 반열에 우뚝 서게 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까지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의 사례를 배워야한다”며 ‘한국형 방역모델’에 대해 극찬한 바 있다. 코로나19 대응전략뿐만 아니라,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코로나 진단키트가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서 우리나라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 

세계가 미증유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대한민국의 방역과 의료체계에 대해 높은 평가와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은 모처럼 다가온 위기 속의 기회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의 위험을 '앤티프래질(예상치 못한 충격이나 가변성에 노출되면 더 성장하는 특징)'의 국민성으로 맞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자신감과 열정의 DNA를 회복시키는 전환점이 된 셈이다. 일찍이 윈스턴 처칠이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고 남긴 말이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가 지난 뒤에 세계가 우리나라를 보는 눈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세계석학들은 코로나이후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재편될 세계질서에 대비하라고 경고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는 새로운 개념과 기준에 대한 요구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의 기류에 편승해 ‘한류’의 바람을 새롭게 불러 일으켜야 한다.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K-기준’을 만들어 나가자. 항상 변방에서 남이 만들어놓은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표준을 이끄는 주역으로 변신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3주년 특별연설에서 강조한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방향제시가 시의적절하다고 할만하다. 이미 인정받은 최고수준의 ICT인프라 기반을 통해 표준과 기준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어, 급속히 재편될 디지털 생태계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위기 속에서 모처럼 다가온 지금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 ‘한국형 모델’로 무장한 기업가정신과 기업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를 촉매제로 대한민국은 세계화의 흐름과 변화를 주도하는 변곡점에 서있다. 이미 세계는 이러한 역할에 대해 우리의 역량과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K리더가 글로벌 리더’라는 명제가 화두가 되어야하는 이유이다.  

이치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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