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선수와 트레이드를 통해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게 된 신연경(오른쪽). /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갈아 입은 유니폼만 2벌, 보상선수 지명만 두 번째 그리고 6년 만의 ‘친정’ 복귀.

여자배구 리베로 신연경(26)이 2주간 겪은 화려한 이력이다. 지난 시즌까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이었던 신연경은 지난 4월 27일 자유계약선수(FA) 이다영(24)의 보상선수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유니폼을 입었다.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기간은 단 9일뿐이었다. 6일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신연경ㆍ심미옥(20)을 내주고 이나연(28)ㆍ전하리(19)를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신연경은 돌고 돌아 결국 친정인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연경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IBK기업은행의 부름을 받았다. 이후 2013-2014시즌까지 두 시즌을 소화한 뒤, 당시 FA였던 김사니(39) IBK기업은행 코치의 보상선수로 흥국생명으로 향했다. 신연경에게는 이번 IBK기업은행 이적이 두 번째 보상선수 이적인 셈이다.

금의환향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6년 만의 친정팀 복귀다. 보상선수로 두 번이나 지명됐다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연경의 커리어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이번 이적은 선수 생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리베로로서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프로 생활을 레프트로 시작한 신연경은 수비 전문 윙스파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간간이 리베로로 나서는 등 멀티 포지션을 소화했다. 그러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두 차례 무릎 수술을 겪으면서 포지션 전향이 불가피했다. 결국 지난 2019-2020시즌 리베로 변신을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이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신연경은 리베로로서 첫 시즌을 긍정적으로 보냈다. 지금은 은퇴한 주전 리베로 김해란(36)의 뒤를 안정적으로 받쳤다. 전문 리베로에 비하면 부족한 면이 있지만 분명 가능성을 보인 한 해였다. 그리고 이번 비시즌 보상선수와 트레이드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화성에 둥지를 틀었다.

IBK기업은행은 현재 주전 리베로가 마땅치 않은 상태다. 지난 시즌 주축으로 뛰었던 박상미(26)가 FA 조송화(27)의 보상선수로 흥국생명으로 옮겼다. 한지현(26)이 남아있지만 홀로 맡기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신연경을 데려온 이유다.

‘리베로 전향 2년 차’ 신연경에겐 다가오는 시즌이 진정한 시험대다. 본인의 활약에 따라 ‘꽃길’을 걸을 수도, 험난한 ‘가시밭길’을 겪을 수도 있다. 6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서 신연경은 리베로로 펄펄 날 수 있을까.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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