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응원하고 있는 야구팬들.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이른바 ‘이태원 쇼크’에 그동안 국민이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졌다. 야구 팬들이 원하는 야구장 ‘직관’도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12시까지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2명으로 늘었다. 서울 64명, 경기 23명, 인천 7명, 충북 5명, 전북 1명, 부산 1명, 제주 1명 등 지역별로 확진자가 퍼져있다. 권준욱(55) 질병관리본부 장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방역당국으로서는 코로나19 방역의 기본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라며 거리두기와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역사회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며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교육부는 11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하자 유치원을 포함해 초·중·고교의 등교 개학을 1주일씩 연기했다.
이번 사태로 단계적 관중 입장을 검토하던 KBO 리그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분위기를 보고 관중의 입장을 단계적으로 허용할 계획이었다. 4월 말부터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고, 정부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를 결정하면서 현장에서도 곧 팬들이 야구장에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박원순(64)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정운찬(73) KBO 총재와 잠실구장 방역상황을 점검하며 "이른 시일 안에 관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우(62)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프로야구 개막전을 찾아 “2주 더 지켜본 뒤 중앙방역대책본부 등과 협의해 관중 입장 여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급격한 국면 전환으로 인해 유관중 전환은 당분간 힘들어졌다.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 방침, 개학 여부를 보고 유관중 전환 시기를 정한다는 KBO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 KBO는 12일 예방의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KBO 관계자는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관중 입장 시기를 이달 내로 정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관중 입장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개학 시점 등 사회적 분위기 전반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관중 입장 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관중 전환이 연기됨에 따라 팬들을 맞을 준비를 하던 구단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무관중 경기가 장기화되면 구단들의 부담이 가중돼 야구 산업 생태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수도권 A 구단 관계자는 “이달 내로 팬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가 터져서 난감하다”며 “무관중 일 때와 유관중 일 때 응원 콘셉트가 다르다. 또 유관중 시기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탓에 티켓, 식음료 등 전반적으로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도권 B 구단 관계자도 “무관중 경기가 길어질수록 점점 부담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다. 어느 구단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루빨리 상황이 진정되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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