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산소 운동하지 않을 경우 악력 저하 우려
자생 척추관절연구소, 만 19세 이상 악력과 빈혈·유산소 운동 상관관계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손아귀 힘인 ‘악력(握力)’이 약하면 빈혈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악력은 측정이 쉽고 신체의 전체적인 근력을 잘 반영해 건강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왼쪽부터) 기유미 한의사, 성재연 한의사/제공= 자생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기유미·성재연 한의사 연구팀이 각각 악력과 빈혈, 유산소 운동 시행 여부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두 연구 모두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를 활용했다. 악력 측정은 미국국립보건원연구재단(FNIH)이 제안한 골격근량 지수의 기준치를 사용했다. 분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인들을 조정한 뒤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시행하고 오즈비(OR) 값으로 구현했다. 오즈비 값이란 집단간 비교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하는 데 사용한다.

기 한의사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7) 19세 이상 대상자 3만9225명 중 1만6637명을 대상으로 설정했다. 빈혈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남자는 헤모글로빈 13g/dL 미만, 여자는 헤모글로빈 12g/dL 미만일 때 빈혈로 정의했다. 악력의 세기는 디지털 악력계를 활용해 그룹을 분류했다.

기 한의사 연구팀 분석 결과, 한국 성인 인구 중 7.7%는 빈혈을 갖고 있었으며, 이원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성별과 나이, 소득, 동반 질환 등을 보정했을 때 악력과 빈혈이 뚜렷한 상관관계를 가졌다. OR값은 1.92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상 악력 그룹에 비해 약한 악력 그룹이 빈혈 유병률이 약 2배 높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성별과 나이에 따른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하위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악력이 약한 그룹의 빈혈 유병률이 남성일수록 OR값이 2.13배, 65세 이상일수록 OR값이 1.92배 높게 나타났다.

한 남성이 악력기를 사용하고 있다./제공=자생한방병원

기유미 한의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악력 세기와 빈혈 유병률의 관계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악력 측정으로 빈혈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인구를 미리 예측하고 빈혈의 원인을 임상적으로 추적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한의사 연구팀은 악력과 유산소 운동 시행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2014~2017) 조사 대상자 중 설문에 응답한 만 19세 이상 1만9650명을 대상으로 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이란 일주일 동안 중등도 신체활동을 2시간 30분 이상 실시했거나 고강도 신체활동을 1시간 15분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이다.

그 결과, 유산소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 성인이 유산소 신체활동을 하는 성인 보다 악력 저하 위험성이 약 1.4배(OR=1.42) 높았다. 만성질환인 고혈압(OR=1.8)과 당뇨(OR=1.81)를 갖고 있음에도 유산소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악력이 저하될 위험성은 OR값이 약 1.8배 더 커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성 한의사는 “악력과 유산소 운동의 밀접한 연관성을 밝힘으로써 악력을 통해 전반적인 신체 건강과 활동을 유추할 수 있게 됐다”며 “유산소 운동은 혈당과 혈압 조절에 효과가 있는 만큼, 환자들에게 유산소 운동의 필요성을 설명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 한의사 연구팀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3월호, 성 한의사 연구팀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 건강과 노화’ 4월호에 각각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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