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진행하는 'KB굿잡 취업박람회'. /KB국민은행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47만6000여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47만6000여명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의 영향이 미쳤던 1999년 2월 65만8000명 이래 최대 감소폭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라는 분석이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4만5000여명 감소한 365만3000여명으로 2009년 1월(-26만2000여명)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2.0%포인트 하락했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59.4%로, 2010년 4월(59.2%)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앞서 3월에도 취업자가 19만5000여명 줄어들면서 2010년 1월(-1만여명) 이후 10년2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달 취업자 수는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인 데 이어 감소 폭은 더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1%로 1.4%포인트 하락했다.

채용일정 연기, 대면접촉 기피 등으로 구직활동 자체가 위축된 탓에 실업자 수가 7만3000여명 줄어든 117만2000여명이었고, 실업률은 0.2%포인트 축소된 4.2%였다.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9%로, 1년 만에 2.5%포인트 상승했다. 4월 기준으로 비교하면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래 최대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6.6%로, 1.4%포인트 올랐다.

경제활동인구는 2773만4000여명으로, 지난해 4월 대비 55만여명 축소됐다.

구직 의지가 없으면서 취업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는 작년 같은달보다 83만1000여명 늘어난 1699만1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0만8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43만7000여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61만1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4000여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폭과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통계 기준을 변경해 집계한 2000년 6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가 21만2000여명, 교육서비스업은 13만여명 축소됐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모임이나 외출 자제가 이어지고 있고 관광객 급감, 개학 연기·학원 휴업 등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만4000여명 감소했다. 관광객 유입 감소로 화장품류 판매가 부진하고 석유류 판매도 줄면서 제조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운수창고업(3만4000여명) 등도 증가폭이 축소됐고, 건설업은 5만9000여명 줄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근로자가 58만7000여명 줄어들어 1990년 1월 통계 개편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일용근로자는 19만5000여명 감소해 2016년 5월(-27만1000여명) 이후 최대폭 줄었다. 상용근로자도 40만여명 증가에 그쳤다.

은 국장은 "청년층과 여성, 임시·일용직이 좀 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석유류나 화장품류 판매부진 영향으로 제조업도 안 좋게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7만9000여명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0만7000여명 늘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651만3000여명 줄고,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490만6000여명 증가했다. 다만 여기에는 지난달 총선이 있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매번 선거가 있는 달에는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수에 대규모 증감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통계상 취업자로 잡히지만 휴업·휴직, 자녀돌봄 등으로 일하지 못한 일시휴직자 수는 113만여명(318.8%) 증가한 148만5000여명으로, 일시 휴직자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3월(160만7000여명)보다 소폭 줄었다.

연령별 취업자수 증감을 보면 60세 이상에서 27만4000여명 증가했으나, 40대(-19만여명), 30대(-17만2000여명), 20대(-15만9000여명), 50대(-14만3000여명) 등 나머지 연령층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이 24만5000여명 줄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인구 증감이 반영된 고용률도 60세 이상(0.2%포인트)을 제외하고 20대(-2.6%포인트), 30대(-0.9%포인트), 40대(-1.7%포인트), 50대(-1.9%포인트) 등 모든 연령층에서 하락했다.

통계청은 "60세 이상은 보건복지, 건설업, 농림어업 등에서 (취업자) 증가세를 유지하는 점이 다른 연령층과 달리 고용률이 상승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상용직,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폭이 축소되는 등 고용의 질 개선세도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정부는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 고용시장의 어려움에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고용안정 패키지를 마련한 데 이어 내달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고용시장 충격의 조속한 회복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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