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이효리가 왕성하게 활동했던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오랜 시간 국내 가요계에서 씨가 말랐던 여성 솔로 댄스 가수들. 원더걸스 출신 선미의 성공적인 활동에 힘입어 청하, 전소미, 나띠 등 후배들 많이 등장하는 추세다. 여성 솔로 가수의 부재는 그만큼 국내 가요계에서 이들의 셀링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런 척박한 시장에서 이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프로파일을 완성하고 있는지 선미, 청하, 전소미, 나띠 등 주요 솔로 가수들의 프로파일을 확인해 본다.

선미.

선미

성격: 과감하고 머뭇거리지 않는 편
특징: 직설적인 화법
관심사: 주로 사랑
연애관: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싫은 거고
한 줄 정리: "이도 저도 뭐도 아닐 바에 차라리 그게 더 나아."('누아르', 2019)

선미는 과감하다. 맨발로 무대에 올라 남성 댄서와 아크로바틱한 안무를 펼친 '24시간이 모자라' 때부터 그랬다. 스타일링부터 콘셉트, 노래에서 드러나는 캐릭터까지 선미는 자신이 머뭇거리고 주저하는 타입이 아니라는 것을 최선을 다해 보여주고 있다. 주로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이 아티스트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대할 때도 한없이 담백하다. 좋으면 좋은 것, 싫으면 싫은 것. 그 뿐이다. "이도 저도 뭐도 아닐 바에"는 "제일 먼저 피 보는 클리셰"('누아르')가 더 낫다는 건 가수 선미의 사랑관을 제일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사랑에 빠지면 "24시간이 모자라. 너와 함께 있으면 너와 눈을 맞추면"('24시간이 모자라', 2013)이라고 고백을 퍼붓다가도 이별의 순간이 오면 "대답 없는 날 붙잡을 생각은 하지 마.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가라고', 2020)라고 한없이 싸늘해진다. 이렇게 온탕과 냉탕을 거침없이 왔다갔다 하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는 단언컨대 현재는 선미 뿐이다.

청하.

청하

성격: 밝고 당당함
특징: 열일의 아이콘
특기: 음색, 퍼포먼스, 심지어 안무를 직접 짜기까지
연애관: 현실의 감정에 충실하자

음색이면 음색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가수 청하는 많은 선배들도 주목한다고 밝힌 촉망 받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다. 심지어 자신이 직접 퍼포먼스를 구상하는데다 예성, 마미손, 그리즐리, 폴킴, 자이언티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컬래버레이션에도 적극적인 청하는 '열일의 아이콘'으로 불리기 아깝지 않다. 아이오아이 활동을 마친 2017년, 그 때만 해도 여성 솔로 가수의 활동이 크지 않았던 시기에 솔로로 데뷔한 청하는 데뷔 곡 '와이 돈트 유 노'로 단 번에 음악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청하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특유의 밝음에 있다. 그는 사랑이 아닐지도 모르니 신중하라는 상대방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꾸만 아니라고 말을 하네요. 내 맘인데 넌 왜"('와이 돈트 유 노', 2017)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언제나 함께라면 좋겠지만 사랑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래"라고 말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이별을 앞서 두려워하기 보단 "우린 지금만 생각하기로 해"('우리가 즐거워', 2019)라며 현재의 감정에 충실한 청하. 이렇게 밝고 당당한 에너지로 "난 그냥 우리가 즐거워"('우리가 즐거워')라며 웃는데 누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있을까.

전소미.

전소미

성격: 당참
특이사항: JYP→YG
관심사: 자기 자신
연애 스타일: 한 번 빠지면 '어질어질'
한 줄 정리: "나를 원하는 너 보단 내가 원하는 걸 원해."('버스데이', 2019)

만 19세. 아직은 어린 소녀에 가까운 전소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아직 사랑에 서툰 19세 소녀는 사랑에 빠지면 "머리가 어질어질해 정신 못 차리게 돼. 숨도 가빠지고 매일 약간 알딸딸한듯 해"('어질어질', 2019)라고 털어놓을 만큼 정신없는 상황에 빠지지만, 그래도 "날 붙잡아 놔야 해. 더 깊에 빠지면 안 돼"('어질어질')라며 자기 자신을 제어할 줄 안다. "나를 원하는 너 보단 내가 원하는 걸 원해"라는 가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전소미에게 사랑은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보다 더 아끼는 감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1에서 우승, 아이오아이의 센터로 활약한 전소미.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아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에 새둥지를 틀고 솔로로 정식으로 데뷔할 만큼 똑부러지다. "내가 잘 태어나서 잘난 걸 어떡해"('버스데이')라는 가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나띠.

나띠

성격: 강인한 인내심
특징: 7전 8기의 도전정신
관심사: 꿈
가치관: 나는 나의 가장 든든한 응원군
한 줄 정리: "어둠이 어둡지 않아. 빛나는 너라서"('나인틴', 2020)

두 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꿈을 위해 견딘 타국에서의 외로웠던 시간. 태국 출신 나띠가 오랜 노력과 기다림 끝에 잡은 데뷔 곡은 그래서 꿈에 대한 뜨거운 믿음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나띠는 데뷔 곡 '나인틴'에서 "꿈은 꿀수록 더 커다란 미로"라고 노래한다. K팝 스타의 꿈을 안고 한국 땅을 밟은 뒤 여러 차례 데뷔의 문 앞에서 좌절해야 했던 나띠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긴 듯한 구절이다. '나인틴' 뮤직비디오에서 나띠는 자신을 꼭 닮은, 또 하나의 자신과 만난다. 그리고 손을 꼭 잡은 두 사람. 꿈을 이루기 위한 오랜 인내의 시간, 나띠의 곁에서 가장 큰 응원군이 돼 줬던 건 결국 무한한 가능성을 믿었던 자기 자신 아니었을까.

사진=메이크어스 엔터테인먼트, NMH엔터테인먼트, 더블랙레이블, 스윙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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