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화상상담 도입하고, 금융앱, 인터넷뱅킹 서비스 영역 확대
금융권이 앞다퉈 언택트 서비스 강화에 나서면서 화상상담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 내놓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금융권에도 언택트(비대면) 전성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흑자전환과 최근 제휴 신용카드 발급 돌풍에서 보듯 고객들은 더이상 은행 창구를 찾지 않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이에 고객들과의 접점이 줄어든 은행들은 앞다퉈 언택트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과거와 같은 지점 창구 위주의 영업방식으론 향후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업점 창구를 통해 이뤄지던 대출 업무의 무게중심이 모바일 앱과 온라인 홈페이지로 이동하고 있으며, 영상통화를 통한 고객상담과 본인확인 등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예·적금과 퇴직연금 등 은행의 주력 금융상품에 대한 마케팅 역시 점차 비대면 채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 언택트 서비스 도입 가속화...자산관리, 법률상담도 화상으로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도래한 언택트 시대를 맞아 프라이빗뱅킹(PB) 시장에 화상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통해 비대면 서비스 전환을 앞당기고,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관심사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상담과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목표다.

하나은행은 이미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월부터 세무, 부동산,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화상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고객과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거주 고객에게 화상을 통해 다양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한 은행권 최초로 PB의 태블릿PC와 내점이 불편한 고객의 스마트폰을 연결한 PB 화상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고객과 PB가 서로 얼굴을 보고 제안서 등의 문서자료도 같이 공유,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상담을 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대면방식에 의존하던 PB 서비스를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 하반기에는 투자상담과 상품가입 등을 연계한 화상상담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향후에는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은행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관심사와 특성을 파악하고 외부 정보를 수집, 분석해 고객의 경조사를 챙기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전국 일간지의 인사·부고 기사를 분석해 고객으로 확인되면 담당 PB에게 전달해 경조사를 직접 챙기는 방식이다.

또한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언급량과 중요도로 교차 분석해 고객별 워드 클라우드(word cloud)를 생성하고 이를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워드 클라우드는 글에서 반복된 키워드를 추출해 빈도수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보여주는 기법이다. 하나은행은 워드 클라우드에 기반해 고객의 관심사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정원기 하나은행 자산관리사업단 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가 주목받고 있으며 대면 중심의 영업이 비대면 영업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며 "화상상담과 상품가입 등을 연계한 언택트 금융서비스를 연내 진행하면서 서비스 지역도 글로벌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 및 세무, 부동산, 법률 등 전문가가 내점이 불편한 고객과 스마트폰을 연결한 화상상담 서비스를 통해 상담하고 있다./하나은행 제공

◆ 휴대폰, PC만 있으면 은행업무 "OK!"...금융앱, 인터넷뱅킹 서비스 영역 확대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금융권 최초로 영상통화를 통한 비대면 특정금전신탁 가입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신탁 비대면 센터'도 설립했다.

기존 특정금전신탁 가입은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금융위원회가 현장 혁신형 자산운용산업 규제 개선의 일환으로 올해 4월 1일부터 영상통화를 활용한 제한적 신규 가입을 허용했다.

금융위의 규제 개선에 발맞춰 국민은행은 모바일 금융앱 'KB스타뱅킹'에서 28종의 신탁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센터 내 전문 상담원으로부터 해당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KB스타뱅킹' 앱에서 원하는 상품을 가입하면 된다. 인덱스와 헬스케어, 게임테마, IT 업종, 바이오 등 국내외 주식형 및 혼합형의 ETF(상장지수펀드) 신탁상품 28종 가입이 가능하다. 대면 상품에 비해 0.2~0.3%포인트 인하된 보수가 적용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향후에는 비대면을 통한 다양한 신탁상품 가입이 활성화돼 고객의 금융투자상품 선택권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앞으로 금융소비 방식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인터넷뱅킹을 통해 고객이 직접 무역금융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에 영업점 심사를 거치면서 발생한 대기시간을 없애 실시간 대출이 가능해졌으며, 신청시간도 은행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확대하는 등 고객 편의성이 개선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 향상과 함께 은행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며 “언택트 시대에 편리하고 빠른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 국책은행도 언택트 '가속화'....상품 가입, 설명회 온라인으로

국책은행들도 언택트 시대의 생존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온렌딩대출 저변 확대와 금융디지털화 추진의 일환으로 온렌딩대출 전용 홈페이지를 최근 선보였다. 온렌딩대출은 산업은행이 장기, 저리의 자금을 시중은행 및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중개금융기관을 통해 중소기업 등에 공급하는 시장친화적인 정책금융이다.

코로나19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신설된 온렌딩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적격예비심사, 상품안내, 상품제안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시중은행 등 중개금융기관은 심사진행현황 및 상품별 잔여한도 등을 손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온렌딩 취급 절차도 기존 대비 상당 부분 간소화, 자동화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온렌딩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고객은 중개금융기관의 도움 없이도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은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확대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변화된 업무환경을 반영해 ‘퇴직연금 설명회’를 비대면으로 실시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 기업 또는 가입 희망기업 근로자는 모바일이나 PC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퇴직연금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제도 안내, 컨설팅 등을 받을 수 있으며, 실시간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재택 및 유연근무 시행 기업, 해외에 사업장을 둔 기업도 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어 퇴직연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비대면 설명회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늘고 있어 추후 자산관리 분야 등으로 서비스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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