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경기 분석용 영상을 촬영하는 무인카메라.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세계 최고의 스포츠 리그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한 리그들은 경기력은 기본적으로 훌륭하고 중계 및 분석 기술이나 데이터 수집력도 일류인 경우가 많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나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보다 보면 중계 카메라는 경기장을 찾은 유명 인사들을 귀신같이 찾아내 화면에 띄운다. 한 물 간 연예인들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와도 중계 카메라는 경기 중 그들을 찾아내 비춘다.

정상급 리그들은 그러한 사소한 부분을 통해서도 스토리를 발굴해낸다. 경기 안팎의 데이터와 스토리들로 리그의 콘텐츠들을 풍성하게 하는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개막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도 올해 디테일을 높이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 K리그 모든 경기장에 무인카메라를 3대씩 설치했다고 밝혔다. 경기장을 위에서 조망할 수 있는 위치의 기둥에 설치된 이 무인카메라들은 경기 분석용 영상을 촬영한다.

K리그는 득점, 도움, 프리킥, 코너킥, 출전 시간 등 공식기록지에 작성되는 기록 외에도 경기의 구체적 진행 내용을 보다 상세히 알려주는 부가데이터를 지난 2015년부터 수집하고 있다. 페널티 지역 내 슈팅, 유효슈팅, 드리블 성공, 돌파 횟수, 키패스, 전진 패스, 횡패스, 백패스, 크로스, 인터셉트, 클리어링, 볼 경합(공중 및 지상) 성공 횟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세부 기록과 정보들은 이전까지는 주로 중계방송 영상을 활용해 분석원들이 수집하고 파악했다. 그럴 땐 중계방송에 경기 실황이 아닌 리플레이가 나오거나 카메라가 공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부정확할 수 있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했고 결국 무인카메라들이 투입됐다. 이들 무인카메라의 설치로 경기 분석의 디테일 수준은 훨씬 높아지게 됐다.

전문 분석원이 이 영상을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를 이용한 트래킹 기술을 결합해 분석을 실시한다. 독일에 본사를 둔 국내 분석업체 '비프로일레븐(Bepro11)'이 공개입찰을 통해 사업자로 선정돼 올 시즌 관련 업무를 맡게 됐다. 수집된 부가데이터는 각 구단에 제공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프로축구연맹 등록 미디어에도 경기 종료 후 분석 리포트로 제작돼 배포된다.

팬들도 K리그 데이터포털에서 공식 기록과 부가데이터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올 시즌 K리그는 데이터와 스토리가 강화되면서 보는 묘미 또한 좋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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