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미디어 데이에서 최혜진(왼쪽)과 박성현이 서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중소기업 상무인 30대 문 모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도 여전히 골프장을 찾는다. 그는 “인적 네트워크를 키워야 하는 임원직의 특성상 골프 모임에 빠질 수가 없다”며 “코로나19 상황이라도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골프가 다소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골프 산업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적게 입은 스포츠 산업 분야로 꼽힌다. 골프 관련주들의 증시는 오르고 있고 골프 의류업계 매출은 늘고 있으며 골프단 창단은 속속 이뤄지고 있다. 골프 예약률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골프 산업은 여전히 ‘호황’이다.

◆접촉 빈도 낮은 골프, 코로나19 타격 적어

스크린골프 업체인 골프존과 골프 의류업체 까스텔바쟉 등 골프 관련주들은 증시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골프 의류업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는 찾아보기 어렵다. ‘PGA TOUR & LPGA 골프웨어’가 대표적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라이센스를 받아 한세엠케이가 4년 전 론칭한 브랜드로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을 비롯해 임희정(20), 이승연(22) 등을 후원하고 있다.

취재 결과 이 골프웨어의 매출은 4월의 경우 전월(3월) 대비 약 62%가 상승했고, 이번 달은 전년(2019년 5월) 대비 약 53%가 올랐다. 엄수연 한세엠케이 마케팅팀 팀장은 13일 통화에서 “4월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 같다”며 “5월 전년 대비 상승률 또한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라고 밝혔다.

엄수연 팀장은 “코로나19 이슈가 있었지만 골프라는 스포츠는 몸을 건강하게 하고 깨끗하며 건전하게 즐기는 종목이라는 인식이 있다. 야외 필드에서 4명씩 조를 이뤄 소규모로 진행한다. 사람들 간 접촉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 스포츠다 보니 라운드를 많이 가신 것 같다. 그래서 골프웨어도 많이 찾아주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고진영 등 후원 선수들이 총 11승을 합작했다. 일반 브랜드들 가운데에선 유래 없었던 성적이었다. 그런 이슈로 브랜드를 많이 알리게 됐고 그로 인해 더 찾아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골프 의류업체 와이드앵글은 모델 김사랑(42)과 홍순상(39)을 활용해 코로나19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적극적인 여름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주요 골프 부킹 서비스업체 XGOLF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시작된 지난 1월부터 4월 2주차까지 제휴 골프장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였다. 1~4월 2주차 지역별 골프장 예약률은 전년과 비교해 강원도가 16%, 경기도가 41%, 충청도가 80% 증가했다. 경상도(30%)와 전라도(5%), 제주도(25%)는 예약률이 소폭 하락했지만, 전국 골프장 총 예약 건수는 훨씬 증가했다. XGOLF 관계자는 본지에 “골프는 탁 트인 야외 시설에서 4인 1팀에 캐디 1인까지 비교적 소수 규모로 즐기는 스포츠다.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김보아, 박신영, 허윤나, 김아인, 최민호 넥시스 대표, 문지은, 조서영, 석지우. /넥시스 제공

◆골프 산업, KLPGA 챔피언십으로 더 활성화될 듯

골프단들도 창단하고 있는 추세다. 2018년과 지난해 동부건설 골프단 선수 서브 후원사로 여자골프와 인연을 맺은 종합 부동산 금융회사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골프단 창단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장타자 김민선(25)과 전우리(23), 2년 차 기대주 박현경(20), 작년 드림투어 상금왕 황예나(27)가 소속 선수들이다.

국내 약 74개 건설사들을 상대로 주방ㆍ수납가구를 납품해 온 가구전문 기업 넥시스도 11일 발대식을 열고 창단했다. 김보아(25)와 박신영(26), 허윤나(22), 김아인(26), 문지은(21), 조서영(23), 석지우(28), 임미소(29)까지 총 8명이 속해 있다.

올해 초 고진영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고도 메인 후원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는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걸출한 스타 선수와 대형 계약을 맺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 여러 명을 후원하는 방향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프로 대회들이 줄줄이 취소됐고 향후에도 취소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1명의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건 후원사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발대식에서 만난 최민호 넥시스 대표는 “올해는 더 많은 선수들을 후원하기 위해 열정 가득한 선수들을 새 식구로 맞았다. 선수들이 뜨거운 열정을 필드에서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내 골프 산업은 14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무관중으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LPGA 챔피언십 이후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에 따르면 대회 취재 신청 매체는 70개사를 훌쩍 넘었다. 국내 주요 방송사와 신문사는 물론 미국 AP, 프랑스 AFP 등 세계적 뉴스 통신사와 일본 후지TV, 일본 골프다이제스트 등 해외 언론들이 대회 관련 보도를 쏟아낼 예정이라 골프 산업의 호황세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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