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뜨겁다. 10대 청소년들의 범죄극을 다룬 이 시리즈는 그 동안 브라운관에서는 볼 수 없던 파격적인 내용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에 불편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N번방 사건’ ‘동급생 집단 성폭행’ 등 청소년 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며 ‘인간수업’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 중이다.

■ 고등학생이 포주? 파격적인 설정과 비극 결말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주인공인 고등학교 2학년 오지수(김동희)는 부모에게 버림 받은 존재다. 돈을 벌기 위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성매매 포주로 활동한다. 학교에서는 ‘아웃사이더’와 같은 존재지만 하교 후에는 일명 ‘삼촌’이라는 닉네임으로 성매매 알선 역할을 한다. 같은 반 학생 민희(정다빈)는 ‘삼촌’의 지령을 받아 움직이는 성매매 종사자다. 배규리는 우연히 오지수의 범죄행각을 알게 되고 동업을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인간수업’의 주요 내용이다.

‘인간수업’은 청소년들의 범죄를 다루는데 주요 범죄가 성범죄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성매매 포주라는 설정이 파격적이긴 하지만 10대 캐릭터에 너무 자극적인 설정을 맞춘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휴대폰을 이용해 성매매 과정이 그려지는 장면은 자연스레 온라인 성 착취물 등을 공유한 ‘N번방’이 떠오르기도 한다. 성매매 과정이 디테일하게 그려진 만큼 모방 범죄가 우려된다는 시선도 있다. 범죄자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이들에게 서사가 부여됨으로써 범죄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개 방식에서 범죄를 자극적으로 묘사하거나 전달하지 않는다. 성매매 장면을 묘사하지 않고 주인공들이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됐는지에 집중한다. 총 10화의 에피소드로 구성됐으며 한 회가 끝날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을 알고 계신다면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세요”라는 자막과 함께 사이버 1388 청소년 상담센터 안내 문구가 등장한다. 실제로 작품 공개 당일 청소년 범죄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청소년 범죄를 미화하지 않았음을 강조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겼다.

결말 역시 희망적이지 않다. 범죄에 휘말린 인물들은 누구도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한다. 잘못된 선택에 맞는 권선징악적 결말이다. 범죄의 심각성과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하는 결말로 씁쓸함을 자아낸다.

■ 해외 관심 ‘UP’..뜨거운 문제작

‘인간수업’은 국내에서 극과 극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비교적 호평을 받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어두운 배경의 ‘인간수업’은 지금껏 봐왔던 전형적인 한국의 10대 드라마가 아니다”(Forbes), “지금까지 봐왔던 한국의 10대 드라마보다 더 어둡고, 강렬하고, 폭력적이다. 고등학생들이 직면하는 문제와 그들이 선택한 상황에 대한 결과가 강렬하다”(Meaww) 등 위기의 청소년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정면으로 바라본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인간수업’은 TV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10대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고 있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같이 오늘날 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다”(Mariviu) 등 청소년들의 문제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 문제임을 강조했다.

해외 매체들은 ‘인간수업’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설국열차’와 비교하기도 했다. “‘인간수업’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설국열차’의 영향을 받은 듯한 팽팽한 긴장감을 담고 있다”(Decider), “‘기생충’과 ‘인간수업’은 공통적으로 충격적인 결말과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를 모두 깊숙하게 다루고 있다”(The national), “시장의 트렌드를 과감히 뛰어넘어, 이같이 어두운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계에 끼친 영향처럼 ‘인간수업’은 한국 시리즈의 다양성을 견인하는데 첫걸음을 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L’Official Hommes) 등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인간수업’은 지상파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와 신인 작가 기용, 톱스타의 부재 속에서도 화제성을 입증하며 성공을 거뒀다. 공개 후 오늘 한국의 TOP 10 콘텐츠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한국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도 넷플릭스 TOP 10 안에 안착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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