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시즌 초반 승수 쌓기가 필요한 LG 트윈스는 마운드 재정비가 시급하다. 앞문이 탄탄하고 뒷문도 단단해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LG는 시즌 초반 마운드가 위태위태하다. 12일 기준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6.45로 8위다. 선발진과 불펜에 모두 불안요소가 있다.

우선 선발진이 녹록지 않다. 12일 SK 와이번스전까지 LG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QSㆍ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단 1회다. 5이닝 이상 투구도 한 번에 그쳤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무려 9.12로 최하위다.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전에 나란히 처음 등판한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이상 31)는 각각 4.1이닝 7실점, 2이닝 6실점(5자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윌슨과 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주간 자가격리를 거친 탓에 예상만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류중일(57)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류 감독은 "핑계를 대자면 2주간 자가격리로 인해 훈련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다음 등판 때는 괜찮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토종 에이스 차우찬(33)이 유일하게 제 몫을 하는 상황이다. 그는 5일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12일 잠실 SK전서도 6이닝 6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팀의 9-5 승리에 이바지했다. LG 선발 투수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 모두 승리를 따냈다. 13일 오전 기준으로 다승과 탈삼진(15개) 부문에서 공동 1위, 이닝(12이닝)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차우찬에 외인 원투펀치가 본궤도에 오르면 3선발까지는 계산이 선다. 관건은 4,5선발이다. 지난 시즌 내내 토종 선발 찾기에 골몰한 LG는 올해 스프링캠프서도 4, 5선발의 주인을 찾았지만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다. 비시즌 4선발로 준비한 베테랑 송은범(36)은 시즌 첫 선발등판인 6일 잠실 두산전서 2.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뒤 불펜으로 이동했다. 수술과 재활을 거친 뒤 복귀한 정찬헌(30)도 7일 잠실 두산전에서 4이닝 5실점(3자책점)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차우찬, 임찬규(28), 정찬헌, 송은범 등 6명의 선발 투수로 리그를 시작한 LG는 당분간 5선발 체제를 운영한다. 로테이션을 지키는 임찬규와 정찬헌의 활약이 절실하다. 2군에서 선발수업을 받는 신인 이민호(19)도 추후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류 감독은 "개막 첫 주 토종 선발 투수들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들이 잘 해줘야 상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 /OSEN

불펜에선 ‘클로저’ 고우석(22)이 안정감을 찾는 게 숙제다. 고우석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35세이브를 올리며 LG의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출발은 불안하다. 

고우석은 10일 NC전에서 10-7로 앞선 9회말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켰다. 그러나 1이닝 동안 2피안타 4사구 1개로 1실점했다. 10-7로 앞선 상황에서 1사 만루를 허용한 그는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줬고, 2사 1·3루에서 노진혁을 땅볼 처리해 가까스로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 보여준 압도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고우석이 시즌 개막부터 마무리로 시작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2년 차 징크스를 이겨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2년 차에도 좋은 성적으로 우려를 날려야 올해도 LG의 철옹성 불펜을 구축할 수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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