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뷰캐넌. /OSEN

[고척=한국스포츠경제 이정인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1)이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반전투’를 선보이며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뷰캐넌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뷰캐넌은 올 시즌 삼성이 새로 뽑은 외국 투수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프 15만달러 등 최대 총액 85만 달러의 조건으로 영입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8승17패, 평균자책 5.01의 성적을 남긴 그는 2017년부터 3년간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에서 활약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로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말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거친 뷰캐넌은 지난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KBO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NC 강타선을 만난 뷰캐넌은 이날 6이닝 6피안타(1홈런) 2사사구 2삼진 5실점(5자책)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두 번째 등판에서 180도 다른 투구를 했다. 뷰캐넌은 이날 7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며 무실점했다. 101개를 던지면서 삼진을 8개나 잡았고,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빠른공, 커브, 체인지업, 커터, 투심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9Km를 찍었다.

NC전에서 좌타자에게 고전한 뷰캐넌은 이날은 키움의 좌타라인을 꽁꽁 묶었다. 서건창, 박준태에게 안타 1개씩을 허용했지만, 전날 결승타를 때린 이정후를 비롯해 임병욱, 김혜성 등 나머지 왼손타자들을 봉쇄했다.

위기 관리능력도 뽐냈다. 1회 2사 2루에서 4번 타자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줘 득점권 위기에 몰렸으나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6회에도 2사 1루에서 이정후의 타석 때 2루수 김상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흔들릴 법했지만,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삼성이 2회 이원석의 결승 타점과 8회 이학주의 쐐기타, 9회 이성규의 솔로 홈런 등을 앞세워 5-0으로 승리하면서 뷰캐넌은 KBO 리그 첫승을 수확했다. 경기 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선발 뷰캐넌이 본인 역할을 100% 충실히 해줬다”고 밝혔다.

뷰캐넌은 “모든 투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걸 목표로 던졌다. 강민호의 리드대로 던졌고, 호흡이 좋았다. 박찬도의 슬라이딩 캐치 같은 수비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첫 경기도 부진했지만, 느낌은 괜찮았다. 오늘은 장기인 변화구를 잘 섞어가면서 타자들을 힘들게 한 것 같다. 2경기 연속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이끌어가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전날(12일) 키움전에서 벤 라이블리가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데 이어 뷰캐넌도 이날 7이닝 역투를 선보여 외인 원투펀치를 향한 삼성의 기대감은 커졌다. 삼성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외국인 투수 복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이 4년간 외국 투수들이 합작한 승수는 고작 39승에 그쳤다. 올해는 반드시 외인 10승 투수를 배출한다는 각오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느낌은 좋다.

고척=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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