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우가 그린을 살피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대회를 뛰고 대회가 있다고 하니까 좀 더 살아나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배선우(26)가 오랜만에 대회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4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ㆍ6540야드)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로 선두권에 올랐다.

배선우는 KLPGA 투어에서 총 4승을 수확했고, 지난해 JLPGA 투어에 진출해 2승을 추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첫 날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을 예고했다. 1라운드를 기분 좋게 끝낸 배선우는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그는 “그전에는 (대회가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다 보니까 계속 근심걱정만 있고 연습을 해도 무의미하다는 그런 허탈감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대회를 뛰니 숨을 좀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안도했다.

배선우는 “(일본에서 돌아와) 자가격리 2주 기간을 끝내고 골프채를 잡은 지 오늘로 6일째 된다. 어제가 연습한지 5일째 되는 날이었는데 너무 감각이 올라오지 않아서 이번 대회는 (좋은 성적을 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오히려 마음을 많이 비워서 그런지 운이 따라주는 플레이가 나왔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동료 선수들의 반응도 전했다. 배선우는 “한국에서 대회를 연다는 사실에 대해 많이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무관중 경기에 대한 소감으로는 “보통 시작할 때 이름을 부르고 인사를 하면 박수를 쳐주시거나, 나이스 샷이 나올 때 박수를 쳐주시는 반응을 보고서 ‘공이 그린에 올라갔다거나 붙었다’라는 사실을 알 곤 했다. 그런데 아무도 없으니 그린 쪽 상황 그런 걸 잘 모르겠더라. 그런 부분들이 다소 어색했다”고 털어놨다.

배선우는 연습 건물 1층에 설치된 1인 식탁에서 식사를 했다. 그는 “오늘 오전 식사 할 때는 정말 앞만 보고 있었다. 앞에 선생님이 계셨으면 학교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학교 생활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언급했다.

대회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방역 관리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는 “불편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의 안전을 위해서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신경 써주시는 부분들이 정말 감사했다.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저희 연습장에 가면 들어가는 입구에 살균기 기계가 설치돼 있다. 그런 부분들도 저희를 배려한 것이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힘주었다.

대회는 17일까지 4라운드로 펼쳐진다. 배선우는 남은 라운드들에 대해 “다른 투어를 뛰면서 배웠던 걸로 조금 더 성숙한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더 유연하게 우승을 향해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양주=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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