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될 전망이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한국, 특히 '디지털 코리아'를 세계 속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실상 셧다운 상태에 들어갔다. 주요 기업들의 업무가 마비됐으며, 공장은 가동을 멈췄다. 공공기관과 학교, 병원 등의 업무가 차질을 빚고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반면 한국 정부와 기업의 대응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 즉각적인 동선 추적을 통해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고, 외부활동을 제한해 추가 확산을 막았다.

병원들은 외부에 드라이브 쓰루(Drive thru) 검진소를 설치, 빠르고 정확한 코로나19 검진과 치료에 나섰다.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학사일정을 소화했으며, 기업들 역시 온라인 화상회의와 메신저 등을 활용, 스마트워크의 힘을 보여줬다.

말로만 'IT강국'이 아닌, 실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진정한 'IT강국'의 면모를 보여준 셈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4차산업 혁명'과 함께 새롭게 부상한 5G(5세대 이동통신)과 빅데이터, AI(인공지능), AR(증강현실) 등 다양한 최첨단 IT기술의 확산을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주목받는 '언택트 소비'는 '디지털 세상'의 새로운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언택트 소비란 영어의 부정사인 언(Un)과 만나다는 의미를 가진 컨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불필요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소비 행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화상회의, 메신저 활용 등 스마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세상, 디지털 경제 가속화

세계 각국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코로나19 사태는 이후, 세계 각국의 생활양태를 현격히 변화시킬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우리나라가 보여준 IT기술을 활용한 전염병에 대한 발빠른 대처는 세계 각국의 IT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우리 기업과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나타난 언택트 경제, 디지털 경제로의 이행 역시 세계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에릭 존스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언급하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을 통한 비(非)대면 활동이 경제와 산업, 교육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디지털 경제’로의 가속화로 볼 수 있다. 디지털 경제란 ‘온라인 플랫폼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보다 큰 의미로는 ‘디지털화 된 데이터를 활용한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플랫폼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경제’ 활동이 코로나19 이후 세계를 지배하는 흐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언택트와 디지털 경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 범위와 속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다양한 IT 기술의 발달을 기반으로 해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는 동시에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산업구조 역시 4차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정치·사회·경제 등 다양한 활동의 언택트(비대면화), 온라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로 언택트 소비, 홈코노미 '급부상'

실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언택트 활동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학교는 온라인 개강을 통해 학생들이 오프라인에서 학교에 등교하는 일을 막았다. 하지만 온라인(화상)수업을 통한 교육이 이뤄지면서 큰 혼란은 없었다. 기업들 역시 화상회의와 메신저 등을 활용한 스마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상당 수의 우리 기업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스마트워크 기반을 갖추고 있었기에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급감했지만, 온라인 상점들의 매출은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경제 활동의 일면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물량이 급증했으며, 음식 배달 서비스인 '배달의 민족' 앱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온라인쇼핑 주문이 늘면서 2~3월 택배 물동량이 20~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많이 사람들이 모이는 대형마트 등에서 장보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구입한 탓이다.
 
또한 소매 음식료품 소비 대비 온라인 음식 배달 주문량을 나타내는 '온라인 배달서비스 침투율'의 경우 지난 해 8.7%에서 올해 14.8%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홈코노미와 언택트 소비 문화가 새로운 구매 패턴으로 정착될 것"이라며 "교육산업의 경우에도 비대면 교육 서비스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에듀테크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홈코노미는 집을 의미하는 홈(home)과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집에서 소비활동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행태를 말한다.

이 같은 언택트 활동 증가는 국내만의 현상은 아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가 급증했으며,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이용률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전통적 사무환경의 변화가 예상된다./픽사베이 제공

▲언택트, 디지털의 힘!...한국 경제성장률, 상대적 강세

언택트 소비의 활성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비해 국내 경기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했다. 또한 앞선 디지털 환경에 기반한 적극적인 기업활동도 양호한 국내 경제성장률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보다 우리나라의 성장률 회복이 보다 빠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간한 주요 20개국(G20)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예상됐다. 이는 주요 20개국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또한 IMF의 1월 GDP 성장률 전망치 대비 하락 폭이 가장 작았다.

IMF는 주요 선진국의 경우 미국은 –5.9%, 일본 –5.2%, 유럽 –6.6% 등으로 올해 GDP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연간 6%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대했던 중국 역시 1.2% 성장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 정부 역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5G와 디지털인프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유통·교육 등 비대면 산업을 기회의 산업으로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우리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우수한 인프라와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며 “비대면 의료서비스와 온라인 교육, 온라인 거래, 방역과 바이오산업 등 포스트 코로나 산업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고,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 돼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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