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성 장관 "금속 분야 R&D에 4000억 지원할 것"
철강업계 "공공투자 확대로 철강 수요 늘려야"…기간산업안정기금 포함도 호소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제3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간담회에서 문종인 한국철강 대표이사(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마재완 수습기자] 정부가 철강 산업 살리기에 나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철강산업 당면 과제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3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을 비롯해 주요 철강업체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출과 내수 판매가 동시에 부진해지는 이중고에 부닥친 철강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관련 프로젝트 집행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한국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은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국내외 수요가 급감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4월 철강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4.1% 감소했고 5월∼6월에도 2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내수는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 특히 올해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5000만톤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내 철강업계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비핵심자산 매각과 원가 절감 등 다양한 자구책 마련을 통해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매출액·영업이익 등이 크게 감소해 여전히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성 장관은 "수요절벽이 가시화되는 이달부터 기업의 유동성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자금 공급이 필요할 경우 관계 기관과 신속히 협의해 지원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라며 "글로벌 수요 위축을 견딜 수 있도록 범정부적으로 인프라 투자 등 기존 프로젝트의 집행을 최대한 앞당기고 수출시장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금속 분야 연구개발(R&D)에 5년간 4000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이에 더해 신규 기술개발 산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해 철강산업의 재도약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여 신기술을 바탕으로한 혁신적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참석 기업인들은 수요 부진과 수출 급감으로 유동성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재 논의 중인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철강산업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간 산업 지원을 위해 조성된 기금이다. 40조원 규모로 편성돼 ▲항공 ▲해운 ▲기계 ▲자동차 ▲조선 ▲전력 ▲통신 등 7개 업종에 지원하기로 했으나 관계부처 의견 수렴 과정에서 지원 분야가 축소돼 국무회의에서 항공과 해운 업종만 지원키로 결정됐다.

이날 기업인들은 저유가로 인해 유정용강관(OCTG), 송유관 등 강관 수출이 급감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에너지 기반시설 구축이나 노후 상수도관 정비사업처럼 강관(내부에 빈 공간이 있고 봉 형태를 띠는 철강제품을 총칭)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공공투자를 확대해줄 것도 건의했다. 아울러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시에는 산업계에 가능한 많은 물량을 배정하는 등 환경규제로 인한 부담도 줄여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성 장관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업계에서도  ▲철강 소재 고부가가치화 ▲산업지능화 ▲선제적 사업재편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대응 전략을 주문했다.

포스코 물류업무 프로세스 /포스코 제공

한편, 최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물류 통합법인인 '포스코 GSP' 설립은 물류·해운업계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최 회장은 "(새 물류법인의 역할은) 제품 혹은 원료 운송 계획을 수립하고 운송 계약을 한 뒤 배선 지시하는 것까지"라며 "그룹사에 흩어진 (관련 업무) 인력을 한곳에 모아서 효율화하고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법에 따라서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돼 있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다"라며 "충분하게 소통이 안 돼서 포스코가 운송업을 하는 것처럼, 해운업을 하는 것처럼 여겨지는데 이런 오해가 빨리 풀렸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포스코는 물류통합 운영법인 포스코GSP를 연내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해운업과 운송업까지 진출해 업계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당시 포스코는 분산된 구매 부서와 인력을 한 회사로 통합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일뿐 해운업은 물론이고 운송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철강업계가 언제쯤 저점을 지날지에 관한 질문에는 "3분기가 지나면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마재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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