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승헌(왼쪽 아래)이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투수 이승헌(22)이 경기 중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타구에 머리를 맞는 아찔한 사고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이승헌은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0-0이던 3회 1사 1, 2루에서 한화 정진호의 직선타에 머리를 강타 당했다. 큰 소리와 함께 그대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이승헌의 상태를 점검한 뒤 구급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롯데 측은 "이승헌의 부상은 두부 타박상으로 외관상 출혈은 없다"고 알렸다.

이승헌"(왼쪽 두 번째)이 구급차에 실려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KBO 리그에서 투수가 타구에 맞아 크게 다친 사례는 예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1995년 6월 25일 태평양 돌핀스와 한화의 대결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다. 태평양 선발 투수 최상덕이 한화 장종훈의 타구에 얼굴을 맞았다. 2회초 장종훈이 날린 직선타에 입 쪽을 강타 당한 최상덕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앞니 4개가 부러지고 잇몸이 찢어져 12바늘을 꿰맸다.

1999년 7월 10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 쌍방울 레이더스의 경기에서는 쌍방울 투수 김원형이 안면에 공을 맞았다. 2회 선두 타자 장종훈과 대결에서 던진 2구째 공이 얼굴 쪽으로 날아왔다. 타구 피하지 못한 김원형은 그대로 쓰러졌고, 광대뼈와 코뼈 골절로 시즌 아웃됐다. 재활에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직선타를 날린 장종훈은 곧바로 1루가 아닌 마운드로 달려가 아웃판정을 받았다. 내야안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쓰러진 동료를 위해 아웃을 택했다. 이후 김원형은 경기에서 장종훈을 만나면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승헌(왼쪽 아래)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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