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2000년대생↑... '국내파 2000년생' 박현경, KLPGA 챔피언십 우승
해외파↓, 2000년대생↑... '국내파 2000년생' 박현경, KLPGA 챔피언십 우승
  • 박종민 기자
  • 승인 2020.05.17 17:00
  • 수정 2020-05-17 17:00
  • 댓글 0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현경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박현경이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세계랭킹 ‘톱10’ 타이틀도 국내 대회에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국내 개막전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속에 전 세계 통틀어 사실상 가장 먼저 재개된 프로골프 대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우승자는 박성현(세계 3위)도, 김세영(6위)도, ‘핫식스’ 이정은(10위)도 아닌 박현경(20)이었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ㆍ숲길 코스(파72ㆍ6601야드)에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그는 KLPGA 투어 2년 차로 29번째 대회 출전 만에 일궈낸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 2억20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동갑내기’ 임희정에 역전승

박현경은 전반에 2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 임희정(20)의 뒤를 맹렬히 쫓았다. 10번홀(파4)에서 약 4m 거리 퍼트를 남겨 보기 위기를 맞았지만, 고도의 집중력으로 공을 홀컵에 넣으며 파를 지켜냈다. 임희정과 2타 차이였던 박현경은 11번홀(파5)부터 13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낚으며 2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임희정은 13번홀에서 보기를 낸 게 뼈아팠다. 박현경은 15번홀(파5)에서 임희정에게 다시 1타 차로 쫓겼지만 이후 18번홀(파4)까지 내리 파를 유지하며 마침내 우승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두드러진 점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세계 정상급 실력의 해외파 한국 선수들이 대체로 부진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 2000년대생 골퍼들이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배선우(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ㆍ공동 2위)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김효주(14언더파 274타ㆍ공동 4위), 이정은(9언더파 279타ㆍ공동 15위)이 해외파의 체면치레를 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박성현(27)은 2라운드 합계 6오버파 150타(공동 118위)로 3라운드 진출 마지노선인 공동 102위에 들지 못해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는 "확실히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걸 실감했다"며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팬들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김세영(27)은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지만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46위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JLPGA 투어의 살아 있는 전설 안선주(2오버파 218타ㆍ공동 77위)와 이보미(5오버파 221타ㆍ공동 97위)는 샷 난조로 4라운드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평균최저타수상 목표하는 박현경

어린 선수들이 리더보드 최상위에 대거 포진한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우승자 박현경과 공동 2위를 한 임희정은 2000년생, 전예성(10언더파 278타ㆍ공동 9위)과 현세린(9언더파 279타ㆍ공동 15위)은 2001년생이다. 국내 1인자로 꼽히는 1999년생 최혜진 역시 현세린과 같은 성적을 냈다. 대개 10년 차 안팎의 구력을 갖게 되는 나이 20대 초반에 전성기가 찾아 온다는 건 여자골프계 정설이다. 따라서 이들의 활약은 투어에 또 한 번의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박현경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계속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이뤄졌다. 예전 아마추어 시절에 우승한 것보다 감동적이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해 마음고생을 많이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내색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정말 마음이 힘들었다"며 "훈련도 이런 순간이 올 것만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고 답변했다. 박현경은 "올해 첫 대회부터 생각지도 못한 우승이 찾아 왔다. 욕심나는 타이틀은 평균최저타수상인데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그 상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KLPGA는 이번 대회에서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에 따라 선수를 비롯해 협회, 대행사, 실행사, 미디어 등 관계자 전원을 대상으로 대회장에 들어갈 때마다 체온 검사를 하고, 모든 구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의무화했다. 증상 발생 여부와 외출 동선 확인을 위한 자가점검표 작성, 손 소독제 배치, 공동 이용공간 소독 등 각종 방역 대책도 마련하며 세계 골프계에 본보기를 보였다.

대회장에서 본지와 만난 박진우 KLPGA 전략마케팅팀장은 “코로나19 방역이 대회의 최우선 사항이었다. 선수들도 당연히 협조적이었다”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만큼 KLPGA가 하나의 기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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