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통령 지지세력 "군부 개입하라" 촉구…보우소나루 대통령 시위 동참
보우소나루 대통령(왼쪽)과 페르난두 아제베두 이 시우바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대통령궁에서 나란히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마재완 수습기자] 전직 브라질 국방장관들이 군부의 정치 개입 가능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전직 국방장관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지지세력을 향해 헌법 질서를 존중하라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세력이 집회와 시위를 통해 군부의 정치 개입을 촉구하자 전직 국방장관들이 이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성명에는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좌파정권과 중도우파 정권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6명이 서명했다.

전직 국방장관들은 "브라질 헌법은 무정부 상태에서만 군이 질서 유지를 위해 개입을 요청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군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시위에서 제기되는 정치 개입 요구를 무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보우소나루 지지 집회와 차량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과 일부 대법관을 비난하면서 의회와 대법원 폐쇄를 주장했다. 아울러 '보우소나루와 함께 군부 개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통해 군부 개입을 촉구하는 행태를 보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시위에 동참해 군부 개입을 자극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연설을 하며 물의를 빚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벌어진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향해 두 팔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반(反)민주적이고 위헌적인 집회에 참석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정치인은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민병대처럼 행동하며 무력을 사용해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도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앞에서 열린 군부 개입 촉구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으며 당시에도 시위 참가자들은 의회·대법원 폐쇄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탄압에 이용된 보안법 부활 등을 촉구했다.

한편,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최근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세력을 민주주의 위협 요인으로 지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세력이 시위를 벌이며 군부 개입을 촉구한 사실을 들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징후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재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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