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승헌이 17일 SK와 경기 중 타구 강습으로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5일 개막 후 10개 구단이 11경기를 마친 현재. 2020시즌 KBO리그에 부상 경계령이 떴다. 주축 선수의 부상을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따라 순위표 내 자리도 요동치고 있다. 

17일 발표된 KBO리그 각 팀의 1군 등록명단에서 KT 유한준과 키움 임병욱이 빠졌다. 두 선수는 모두 16일 경기 중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유한준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2회 내야안타로 출루한 후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느꼈다. 임병욱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2회 기습번트를 시도하고 출루하다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유한준과 임병욱은 각각 오른쪽 내전근 근막과 오른쪽 햄스트링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한 달 반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 여기에 17일 경기에서 타구에 머리를 강타 당한 롯데 투수 이승헌 역시 당분간 그라운드를 밟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유한준, 임병욱, 이승헌 이외에도 이미 전력에서 이탈한 핵심선수는 더 있다. 먼저 지난해 정규시즌 준우승팀 SK는 주전포수 이재원이 개막 시리즈에서 부상을 당한데 이어 외야수 고종욱과 1선발 닉 킹엄이 모두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부상 여파와 투타간 밸런스 붕괴로 SK는 2016년 이후 약 4년여 만에 9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로 처졌다. 

한화 역시 주전 외야수 이용규와 호잉이 왼쪽 종아리와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우승을 넘보고 있는 LG는 시즌초반 마무리 고우석의 무릎부상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시즌 초반부터 팀의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있다. 

결국 '플랜B'가 가동됐고, 플랜B의 성패가 시즌 초반 순위표를 가르고 있다. SK는 초반 연이은 부상자들의 공백을 메울 만한 자원이 등장하지 않아 9연패 수모를 겪고 있다. 키움 역시 박병호의 부담을 덜어줄 5번타자 재목이던 임병욱의 결장 속에 4연패 후 17일 간신히 1승을 챙겼다. 

반대로 마무리 고우석이 빠진 LG는 순항하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고우석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더블 스토퍼'를 가동했다. 빠른 볼의 우완 이상규와 사이드암 정우영 등 전혀 다른 두 유형의 투수를 고비 때마다 교대로 기용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6경기에 나선 이상규는 1승 평균자책점 1.35로 호투하고 있고, 정우영 역시 4경기에 등판해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로 리그 세이브 공동 5위를 마크하고 있다. 

2020시즌 초반 순위는 부상 악재를 극복하는 각 팀 더그아웃 역량에 따라 갈리고 있다.  9연패의 SK는 승률 0.091이라는 처참한 수치와 함께 1승10패로 꼴찌인 반면 7승4패 승률 0.636의 LG는 두산과 공동 2위를 질주하고 있다. 7승5패의 키움은 승률 0.583 5위로 선방하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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