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더 킹'이 과도한 PPL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상반기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SBS 금토극 '더 킹: 영원의 군주'('더 킹')가 지나친 PPL(간접광고)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극 중 스토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부자연스럽게 상품을 클로즈업하거나 PPL을 하기 위한 스토리를 억지로 끼워 넣어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 PPL 왕국이 되어버린 '더 킹'

특히 9일에 방송된 8회는 그야말로 PPL 왕국이 따로 없었다. 몰입을 방해할만한 PPL 장면이 5회나 등장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황제 이곤(이민호)이 정태을(김고은)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조지아 크래프트' 칭찬을 하면서 시작됐다. "영이(우도환)가 골라온 커피가 황실 커피랑 맛이 똑같아. 첫맛은 풍부하고 끝맛은 깔끔해"라는 이곤의 대사에서 마치 CF의 한 장면을 도려내 넣은 듯한 착각을 불러왔다.

두 번째는 정태을과 장미카엘(강홍석)이 잠복근무 중에 차 안에서 라면과 김치를 먹는 신이었다. 장미카엘이 라면을 먹는 정태을에게 김치를 건넬 때 정확히 상표를 앞면으로 내밀어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종가집 볶음김치였다. 그렇게 잠깐의 라면타임을 가진 뒤 정태을은 스틱을 꺼내 입술과 얼굴에 발랐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장미카엘이 신기해하며 "그 신문물은 뭔데 입술 얼굴 다 바르시냐"고 놀라자 정태을은 "애들 앞에서는 멀티밤도 못 바른다더니…너 가져 이거 하나면 다 돼"라고 말했다. 해당 제품은 김고은이 모델인 화장품이다. 대사가 끝난 후 제품을 한 번 더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며 PPL임을 각인시켰다.

네 번째 PPL은 카페에서 나리(김용지)가 이곤과 정태을에게 버블티를 가져다주는 신에서 찾을 수 있다. 나리가 "젓지 말고 그대로 한 입 쭉 먹고 달콤함을 느낀 후에 저어 드세요"라고 먹는 법까지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더 앨리'라는 카페 이름도 또렷하게 잘 보였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이민호가 모델인 뷰티 마스크 '셀리턴'. 대한제국의 총리 구서령(정은채)이 사용 중인 모습이 꽤 오래 비춰졌다.

이외에도 BBQ 치킨, 삼성전자 휴대폰, 영국 애스틴 마틴, 정관장 에브리타임 등의 노출도 빈번하게 보여졌다. 비중은 다소 크지 않았지만 16일 방송된 10회까지 꾸준하게 보인 브랜드들이다. 모두 다 '더 킹'의 협찬사다.

■ 역효과 불러온 과한 PPL

사실상 드라마를 제작할 때 PPL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매년 제작비는 늘어났지만 드라마 앞, 뒤에 붙는 광고 수익은 계속 줄어들었기 때문. 미처 충당하지 못한 제작비는 PPL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는 그런 점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PPL은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PPL은 오히려 센스 있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일반적으로 노출되는 것보다 더 크고 직접적인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더 킹'은 너무 대놓고 PPL을 하니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제품은 제대로 노출된 만큼 광고효과를 누렸을지 모르겠지만 첫 주 두 자리수 시청률을 유지하던 '더 킹' 시청률은 9회에 최저 시청률 6.3%를 기록했다. 이후 10회에서 7.8%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기대작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게다가 '더 킹'은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PPL에 관한 부분에서 더 질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인 tvN '미스터 션샤인'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져 성공적인 PPL 사례 중 하나로 꼽혔다. 시대극이었지만 '파리바게트'를 '불란셔제빵소'라고 작명하는가 하면 '달콤커피'의 브랜드명을 플레이트 매트에 적어 자연스럽게 해당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그야말로 재치 있는 PPL이었다. 

그랬던 김은숙 작가가 '더 킹'에서는 다소 일차원적인 PPL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질타를 받는 상황이다.

'더 킹'의 PPL은 무엇보다 적당한 선이 없기 때문에 더욱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홈쇼핑이나 광고를 보는 것 같다는 비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출연 중인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는 드라마 방송분 앞, 뒤에 배치하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도 노골적으로 제품을 노출시키는 것은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간접광고의 경우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광고 제품을 노출시키는 것이 관건인데 그러지 못해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는 경우에는 제품 이미지까지 손상될 수 있다"며 "'더 킹'의 경우 처음부터 과하게 PPL을 했기 때문에 기대했던 광고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진=SBS '더 킹' 포스터, SBS 방송 화면

 

최지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