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개막 후 2경기 연속 무승부… '짠물 수비' 여전하지만 공격 해결사 절실
인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확실히 방패는 단단하다. 그러나 방패만으로는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 개막 후 2경기 모두 득점 없이 비긴 인천 유나이티드 이야기다.

인천은 1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성남FC와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9일 대구FC와 홈경기 무승부와 더불어 개막 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역시 돋보이는 건 수비력이다.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특유의 ‘짠물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 2위 세징야(31)와 9위 에드가 실바(33)가 버티고 있는 대구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개막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복귀를 신고한 성남 양동현(34)도 확실하게 봉쇄했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임완섭(49) 감독이 라인에 공을 들인 결과다. 비시즌 적을 옮긴 ‘애제자’ 김연수(27) 합류도 뒷문을 걸어 잠그는 데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공격은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다. 좀처럼 해결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은 대구전에서 김호남(31)과 케힌데(26), 이준석(20)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성남전에선 김호남과 스테판 무고사(28), 김준범(22) 조합을 내세웠다. 하지만 어느 구성도 특출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성남전도 전반 무고사의 슈팅 두 차례와 후반 22분 골대를 맞고 빗나간 강윤구(27)의 헤더를 제외하면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다. 지난 시즌 득점 5위 무고사와 김호남의 침묵이 아쉽다.

결국 공수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 임 감독도 이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성남전 후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실점하지 않은 부분에선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다만 수비를 튼튼히 한 뒤에 공격 패턴을 만들 필요성은 있다. 앞으로 과제인 것 같다”고 공격력 보완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임 감독은 ‘실리 축구’를 추구한다. 지난 시즌 K리그2 안산 그리너스FC 재임 당시 이 같은 팀 색깔로 재미를 봤다. 수비를 먼저 안정화시킨 다음, 최전방 공격수 구스타보 빈치씽코(25ㆍ부산 아이파크)를 활용해 득점을 올렸다. ‘선(先)수비 후(後)역습’ 체제다.

인천에서도 결국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수비 성공 뒤 역습 전개 과정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플레이 메이커와 무게감 있는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핵심은 공수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다. 공격과 수비 리듬이 계속 엇나간다면 어느 순간 도미노처럼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기 전에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임 감독은 기자회견 말미 저조한 공격력 관련 질문에 “강팀이 되려면 그런 부분을 극복해야 한다”며 “운이 따랐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막힌 혈을 뚫어줄 기술자가 간절한 인천이다.

김준희 수습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