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남일 체제 성남, 시즌 개막 2경기 1승 1무
김남일 성남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김남일(43) 성남FC 감독이 ‘초보 사령탑’ 꼬리표에도 팀 상승세를 이끈다. 올 시즌 K리그1(1부) 개막 이후 2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선도하며 돌풍 중심으로 떠올랐다. 감독 경험이 없어 초반부터 고전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1승 1무 승점 4로 성남을 리그 4위에 올려놨다. 시도민구단 중 가장 높은 위치다. 주목할 점은 두 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9일과 17일 각각 광주FC,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는 동안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두 팀엔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 실바(28)와 스테판 무고사(28)가 있지만 성남의 견고한 수비벽 앞에 힘을 잃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진공청소기’로 불릴 만큼 중원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 지향적 축구를 구사한 자신의 스타일을 성남에 그대로 이식했다. 17일 인천과 홈 개막전(0-0)에선 수비보다 공격에 집중하는 전략을 들고나왔다. 전ㆍ후반 내내 70% 점유율로 인천을 압박했다. 슈팅도 9-5로 두 배 가까이 앞섰고 코너킥(5-2)과 프리킥(15-11) 횟수에서도 앞질렀다. 올 시즌 더욱더 위력을 발휘하는 인천의 극단적인 ‘질식 수비’에 막혀 골이 터지지 않아 승리하지 못한 게 유일한 옥에 티로 남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취임 기자회견 당시 김 감독.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6일 취임 기자회견 당시 김 감독은 “성남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모습에서 딱딱하고 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는 선수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그라운드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기 바란다. 그라운드에서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도록 훈련으로 천천히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지난 시즌 성남은 수비적인 면이 강했지만 공격적으로는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과감하고 용감한 공격과 적극적인 팀플레이를 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공격 축구가 김 감독의 철학이다. 9일 광주전 2-0 완승과 인천전 일방적인 공격 전술에서 지난 시즌 수비 중심 성남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김 감독은 또 “앞으로 ‘빠따’ 아닌 ‘버터’로 하겠다. 달콤하고 맛있는 축구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조금씩 김 감독만의 자유롭고 공격적인 ‘버터 축구’가 시즌 개막부터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

인천전을 마친 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운 듯했다. 극단적인 수비 때문에 후반전 교체 선수를 투입해 변화를 줬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광주와 시즌 첫 경기 때부터 관중이 없어서 아쉬웠다. 빨리 팬들과 경기를 즐기고 싶다. 팬들이 있다면 선수들도 동기부여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 경기 잘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은 23일 강릉종합운동장으로 떠나 리그 5위 강원FC와 3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강원이 10일 홈 개막전서 FC서울을 3-1로 완파하며 ‘병수볼’ 위용을 과시했으나, 16일 상주 상무전에서 0-2로 완패해 한풀 기세가 꺾여 성남으로선 해볼 만한 상대다.

탄천종합운동장=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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