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편의점이 코로나 지원금 주된 사용처로 등극하면서 '제품판매' 다변화
식료품 외에도 고기, 가전제품, 화장품 수요 ↑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고 있다. / 세븐일레븐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극복과 경제 활력을 위해 코로나 지원금을 풀면서 편의점이 특수를 맞고 있다. 지원금으로 가전제품에서부터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편의점이 ‘쇼핑 일번지’로 거듭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3일부터 전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편의점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봉지면 17.3% ▲건강식품 15.9% ▲간편과일 34.9% ▲반찬 9.0% ▲냉장식품 10.3% 등으로 판매가 크게 신장했다. 냉동식품은 전주 동일 요일 대비 판매량이 13.8% 올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도 동일기간 도시락 등 간편식품 제품의 매출이 10~20% 가량 증가했다. 지원금으로 편의점 장보기 문화가 확대되면서 과일·채소 17.7%, 식재료도 19.1%로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재난지원금은 원칙적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홈쇼핑, 사행, 유흥업종, 온라인쇼핑 등에서 쓸 수 없다. 지역에 상관없이 코로나 지원금 사용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편의점이다. GS와 CU를 비롯한 국내 5대 편의점에서는 제로페이 및 제로페이 연계 지역상품권이 모두 사용가능하다.

편의점 GS25에서 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 GS리테일

지원금으로 구매 부담이 줄어들다 보니 평소 편의점에서 빈번하게 구매하는 상품보다는 비교적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상품을 찾는 성향이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에서 주된 소비품목으로 꼽혀왔던 라면이나 일반 식품류 외에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처럼 고기, 가전제품 등으로 매출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재난지원금과 연관된 제로페이와 코나카드로 결제한 매출 중 전월 대비 매출이 가장 크게 신장한 카테고리 10개 중 4개는 축산 제품이다. 수입육은 전월 대비 710.7%, 국산돈육 394.9%, 축산가공 347.7%, 국산우육 234.9%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가전제품의 판매량도 늘었다. 지난달 GS25 내 블루투스 이어폰 등 생활가전 판매율은 전월 대비 556.8%나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 12일부터 5일간 면도기와 남성화장품 수요가 각각 45.2%, 48.1% 신장했다.

편의점에서 선뜻 구매하기 어려웠던 비교적 고가 상품군도 약진했다. 동기간 세븐일레븐 내 일반 아이스크림 매출은 9.9% 증가한 반면 고급 아이스크림으로 불리는 나뚜루, 하겐다즈 등은 매출이 21.6% 두 자릿수 증가했다.

GS25 / GS리테일 제공

주류도 마찬가지다. 해당 기간 맥주는 8.3%, 소주·막걸리는 4.1% 늘었지만 이들보다 고가인 와인과 양주는 각각 17.2%, 12.8% 올랐다. 이들 상품은 편의점에서 고가상품에 속하는 만큼 그동안 수요가 크진 않았지만, 재난지원금으로 심리적 경제 부담이 줄어든 덕분에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원금 덕분에 편의점을 하나의 쇼핑 '핫플레이스(핫플)'로 인식하는 트렌드가 생기면서 코로나 여파로 생긴 매출 호조세가 더욱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GS25는 1분기 매출 1조6028억원,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51.3% 크게 신장했다. BGF리테일도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3.2% 오른 1조3931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 폭풍에도 순항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이 지원금 주사용처가 되면서 그동안 눈 여겨 봤던 상품을 이번 기회에 구매하는 고객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구매하려는 물건을 어느 정도 정해놓고 편의점을 방문했다면 지금은 와서 어떤 제품을 살지 둘러보고 쇼핑하는 고객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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