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해양산업총연합회 "물류주선업 진출은 결국 해운업 진출로 귀결될 것"
강무현 해양산업총연합회장이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권혁기 기자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이하 연합회)가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법인 설립 철회를 촉구했다.

연합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이 해운항만물류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합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두영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이태하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국장, 임현철 한국항만물류협회 상근부회장, 임병규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염정호 한국해운중개업협회 회장,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 김인현 고려대 교수가 참석했다.

지난 8일 포스코 이사회는 물류자회사 설립을 의결했다. 포스코 측은 그룹사 내에 분산돼 있는 원료수송과 물류업무 통합 신설법인 '포스코 GSP'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연내 설립이 예상되고 있다.

물류자회사 법인에는 포스코 본사 일부, 포스코 인터내셔널 일부, 포스코 터미널의 물류팀 등이 포함될 예정으로, 연간 물동량은 약 1억6000만톤이 될 전망이다.

연합회는 "국내 대기업이 해운업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많은 대기업들이 자기화물을 믿고 외항해운업에 진출했으나 실패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국내 해운산업 매출은 2010년 이후 하락해 성장세가 18년간 1.8배로 정체돼 있으며 국내 1위 한진해운이 파산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LG 물류자회사 판토스, 현대 글로비스, 삼성SDS, 삼성전자로지텍, 롯데로지스틱스, 효성트랜스월드, CJ대한통운, 한화 한익스프레스 등은 계열사 물량과 3자물류시장의 물량을 대거 흡수해 17년 만에 28배(1조3000억원→39조7000억원) 급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포스코의 행보에 대해 정부의 제3자물류 육성정책과 전면배치된다며,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의해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제3자물류 촉진을 위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고 지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3자물류 컨설팅 지원 등 제3자물류 활성화를 통해 물류시장 규모확대와 물류전문기업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운물류전문기업들은 그동안 포스코에게 저렴하고 우수한 품질의 수성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해운물류업계와 상생발전해 왔다며, 포스코가 물류자회사 설립을 강행할 경우 신뢰관계가 와해되고 물류전문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 물류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회는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 철회 ▲포스코를 포함한 대량화주와 해운항만물류업계간 상생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포스코가 물류업에 진출하면 ▲거래거절 ▲계열회사를 위한 차별적 취급 ▲부당고가매입 ▲이익제공 강요행위 및 불이익제공 해당 가능성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부당한 지원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끝으로 연합회는, 선주협회가 지난 수년 동안 정기선분야의 대기업물류자회사와 해운업계와의 상생을 추진한 결과 지난해 해운법 개정안을 마련했듯이 부정기선분야의 대량화주와도 상생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 GSP' 설립에 대해 물류·해운업계로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최 회장은 신설법인의 업무에 대해 "제품 혹은 원료 운송 계획을 수립하고 운송 계약을 한 뒤 배선 지시하는 것까지"라며 "그룹사에 흩어진 (관련 업무) 인력을 한곳에 모아서 효율화하고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법에 따라서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돼 있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다"라며 "충분하게 소통이 안 돼서 포스코가 운송업을 하는 것처럼, 해운업을 하는 것처럼 여겨지는데 이런 오해가 빨리 풀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양산업총연협회 측 관계자는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중간에서 통행세만 받고 물류 일자리를 빼앗는 등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포스코는 화주임에도 불구하고 부두를 직접 보유, 운영하고 있어 그 행위만으로도 독점적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포스코의 물류주선업 진출은 결국 해운업 진출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자체에 물류주선업을 신고하면 철강제품을 하면서 해운업 등록이 가능해지고 절강제품과 제철원료 수송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글로비스 역시 탁송사업을 이유로 설립됐지만 점진적으로 해운업으로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송뿐만 아니라 벌크(원자재) 수송도 하고 있다.

한편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지난 2008년 11월 결성된 해양산업의 연합단체로, 한국해양재단·한국선주협회·한국항만물류협회·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한국도선사협회·한국해운조합 등 총 55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전체 종사인원은 50만여명으로 추산되며 강무현 한국해양재단 이사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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