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이어가면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낙동강벨트에서 불어온 바람이 2020시즌 KBO리그 프로야구 초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경남 창원을 연고로하는 NC 다이노스와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현재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우승권과 거리가 멀었던 예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11경기를 치른 NC는 10승1패(승률 0.909)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개막 5연승을 질주했던 롯데는 11전 7승4패 승률 0.636으로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2위를 마크 중이다. 다만 최근 6경기만 놓고 보면 NC와 롯데는 온도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했던 NC는 올해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려볼 만큼 막강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은 3.26으로 이 부문 1위, 팀 타율은 0.281로 5위, 득점은 69개로 3위다. NC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투타의 균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다. 

투타의 핵심에는 구창모와 박민우가 있다. 구창모는 2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득점 지원은 3점에 그쳤지만 역투를 펼치며 2승을 챙겼다. 삼진은 18개나 잡았다. 9이닝당 삼진은 11.57개로 1위다. 2015년 입단 후 따라붙던 '유망주' 꼬리표를 확실하게 떼어 내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구창모다. 

톱타자 박민우의 활약도 눈부시다. 박민우는 타율 0.432로 이 부문 3위로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5일과 6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 시리즈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박민우는 이후 9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신고하고 있다. 멀티 히트(한 경기 2개 이상 안타)도 6차례나 된다. 17일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선 올 시즌 마수걸이 솔로 아치이자 통산 2번째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막 5연승을 질주한 롯데 자이언츠가 부상과 타선의 침묵 속에 시즌 초반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시즌 48승3무93패로 창단 후 처음으로 10위로 추락했던 롯데는 올 시즌 환골탈태해 시즌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며 개막 5연승을 내달렸다. 하지만 두산에 이어 한화와 가졌던 최근 6경기에선 상승세가 주춤하다. 단 2승(4패) 밖에 챙기지 못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키는 역시 타자들이 쥐고 있다. 1번 민병헌으로 시작해 2번 전준우, 3번 손아섭, 4번 이대호, 5번 안치홍으로 이어지는 다이나마이트 타선이 다시 타격감을 되찾아야 한다. 테이블 세터인 민병헌은 최근 2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클린업 트리오인 손아섭과 이대호 역시 찬스 상황에서 아쉬운 모습이다. 한화와 3연전에서 3안타 밖에 때리지 못한 안치홍 또한 타격감을 끌어 올려야 한다. 

여기에 부상 악재도 겹쳤다. 투수 이승헌이 타구에 머리를 맞아 쓰러지며 전력에서 이탈했고, 타격감이 좋았던 정훈이 내복사근 파열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공포의 1~5번 타순의 부활 여부가 롯데의 앞으로 순위 싸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NC와 롯데 모두 올 시즌 포스트시즌을 노리고 있다. 두 팀이 함께 포스트시즌을 맞이한 건 2017년이 유일하다. 당시 롯데는 3위, NC가 4위를 차지했다. 양 팀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었고, NC가 3승1패로 이겼다. 시즌 초반 '아재'와 '갈매기'가 일으킨 바람이 낙동강을 넘지 못하고 사그라들지 아니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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