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마트, 도축 후 3일 이내 매장에 진열·판매
이마트, 월계점에 이동형 수족관 설치...고기는 맞춤형 '오더메이드' 제공
롯데마트가 1등급 암퇘지를 도축 후 3일 이내 매장에 진열·판매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 롯데쇼핑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점차 경쟁력에서 밀려난 대형마트가 신선식품을 강화하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육을 직접 도축하는 것부터 시작해 오더메이드 (주문자생산) 방식으로 제공하는 등 신선함과 일대일 맞춤형 방식을 무기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정육 차별화를 통해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1등급 이상 암퇘지를 직접 구매하고 최상의 품질을 위해 도축 후 3일 이내 매장에 진열하고 판매를 진행한다.

일반적인 육가공업체를 통해 돼지고기를 납품받으면 도축과 배송을 거쳐 매장에 진열되기 까지 평균 7일이 소요된다. 반면 직접경매를 이용하면 1차 가공을 거쳐 자사 신선품질혁신센터를 통해 매장 입고에 필요한 소요시간이 4일 이상 줄어든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한우 경매장에서 매매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해 유통구조를 축소했다.

고기는 판매기간이 길어질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도축한 이래로 8일까지만 매장에서 판매한다. 신선식품 강화 방안으로 도축부터 고객이 먹기 전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해 돼지고기 육즙을 향상시키는 방안에 주목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약 5000마리의 돼지를 직접 구매해 소비자들 식탁에 올릴 전망이다.

이마트 월계점 수산코너 / 변세영 기자

박종호 롯데마트 신선부문장은 “돼지고기 직접 경매를 통해 고객에게 가장 맛있는 돼지고기를 제안하고자 한다”며 “지속적인 ‘맛 좋은 육류’ 개발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신선식품 강화를 최대 역량으로 꼽는다. 이마트 월계점은 생선과 수산물을 취급하는 ‘활수산코너’에 횟집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수족관을 설치했다. 소비자들은 수족관에서 각종 조개류에서부터 살아있는 랍스타까지 상태를 확인하고 싱싱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손님이 직접 고른 랍스터를 찜기에 쪄주기도 한다.

정육점처럼 축산물을 일대일 맞춤형으로 오더메이드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마트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고기를 손질해주고 두께를 취향에 따라 잘라서 제공한다. 등심, 안심, 채끝 등 부위를 ▲1.5㎝ ▲2㎝ ▲2.5㎝ ▲3㎝ ▲4㎝ 등 총 5가지 두께로 선택할 수 있다. 구이용 소고기를 원하는 이들은 1㎝로, 스테이크 조리 시 레어와 미디움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3~4㎝ 두께를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판매다. 

이마트 월계점 축산코너 / 변세영 기자

이 같은 노력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형마트가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함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난 2018년 110조원 규모로 전체 유통시장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그 규모만 약 130조원에 달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파죽지세에 유통공룡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와 4분기 창사 이래 최초로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7% 감소한 1507억원에 그쳤다.

강희석 대표이사의 지휘아래 신선식품을 강화해 온 이마트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식품의 효과를 입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통업계가 어닝쇼크에 허덕였지만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 2108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직전 분기 2019년 4분기과 비교해 매출은 7.8% 늘고 영업이익도 584억원 늘어나 흑자 전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가의 장점은 당연히 신선식품”이라며 “미국의 월마트 같은 전통 유통업계가 신선식품을 늘리고 온라인과 결합해 제2의 전성시대를 연 것처럼, 국내 대형마트로 이를 위해 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