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건축·재개발 수주 위해 차별화된 '펫네임' 속속 등장
송파구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하이드원', '원펜타스' 등의 단어들을 봐서는 한 눈에 어떤 의미인지 쉽게 알수는 없다. 이들 단어는 모두 자이 혹은 래미안 등 건설사 주택 브랜드 뒤에 붙는 펫네임들이다. 서울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차별화를 위해 이전에는 없던 단어를 사용하려다 보니 네이밍이 특이해지고 있다. 비슷한 이유로 이런 펫네임들의 상표출원도 매달 수십개씩 이뤄진다. 타사가 사용하기 전 미리 등록해 놓겠다는 의도다.

21일 특허청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의 펫네임 상표 출원이 이어지고 있다. 펫네임이란 지역의 특색을 반영해 짓는 일종의 '별칭'이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특이한 펫네임들이 사용되진 않았다. 보통 단지 인근에 바다나 강이 있다면 '오션', '레이크'가 산 또는 숲이 있으면 '포레스트' 등이 적용됐다. 또 지역의 중심지라는 의미로 '센트럴'도 많이 사용됐다. 한 눈에 봐도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차별화된 펫네임 사용이 일반적이 됐다. 그러다 보니 복잡한 합성어가 사용되며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워졌다.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 재건축 신규 단지명을 '래미안 원펜타스'로 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원 펜타스는 단 하나를 의미하는 'One'과 라틴어로 엘리트를 의미하는 'Pentas'를 더해 만들어졌다.

같은 단지에 출사표를 던졌던 대림산업이 제안한 펫네임도 특이했다. '하이드원'으로 하이엔드(High-end)에 국내 유일한 아크로 브랜드 타운이라는 의미의 더 원(The one)을 합친 이름이다.

생소한 펫네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한편, 이를 선점하려는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림산업은 지난 15일 '루센티움', '리츠더원' 등의 상표를 출원했다. 지난달에도 '그랑힐스', '센터마크', '하이센트', '프라이멈' 등을 상표 출원했다. 모두 펫네임들이다.

최근 서울 내 주요 재건축 수주전에 빠지지 않는 대우건설도 반포3주구 단지명으로 쓰이는 트릴리언트와 힐즈하임, 비엔하임 등 다양한 펫네임을 출원했다. 삼성물산도 원펜타스, 프레스티지 등 현재 사용하는 펫네임 외에도 트리니티 같은 상표출원도 한 상태다.

건설업계에서는 펫네임 상표출원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마케팅이 중요해지다 보니 타사가 사용하기 전 미리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처럼 이제는 '레이크', '포레스트'로 펫네임을 짓기에는 차별성이 떨어진다. 펫네임도 하나의 중요한 마케팅으로 자리잡았다"며 "그런만큼 건설사들이 펫네임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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