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가 콘텐츠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많은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집에서 청소나 취미 활동 등 소일거리를 하면서 함께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 시장도 이 같은 이유로 최근 강세다.

■ 언택트 시대에 딱! 각광받는 오디오북 시장

만나진 못 하지만 연결돼 있다는 뜻의 '언택트'는 이제 사회 전반에 걸쳐 보편화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매일 아침 얼굴을 맞대고 하던 회의는 영상통화 방식으로 변경됐고, 스타들은 스트리밍 하고 있는 관객들의 얼굴로 뒤덮인 온라인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펼친다.

소비자들의 필요가 특히 늘어난 분야는 교육과 문화다. 필요가 있는데 전만큼 오프라인으로 충족이 되지 않다 보니 공급이 미처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는 모양새다.

좋아하는 스타들의 음성으로 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은 문화적인 욕구의 측면에서도, 교양과 지식을 쌓는다는 교육의 측면에서도 모두 걸맞다. 보통 월정액으로 운영되는 오디오북 서비스는 저비용, 고효율성 직원 교육 툴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를 운영하는 인플루엔셜의 문태진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자기계발을 비대면으로 하기 원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윌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인플루엔셜은 실제 최근 산업은행, SBI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모두 13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앞서 이 업체는 오디오 콘텐츠 펀드,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 있다. 합산 투자금은 약 21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오디오북 시장에 대한 업계의 성장 기대감을 보여주는 수치다.

자신의 에세이집 녹음하고 있는 양준일.

■ 스타들도 뛰어든 오디오북

최근 들어 오디오북 낭독에 참여하는 스타들도 늘고 있다. 초기 오디오북의 경우 문자 음성 자동변환 기술을 이용한 기계음으로 낭독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고저장단이 살아 있지 않고 실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맥락을 잘 살려 주지 못 해 불편함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았다. 그러다 전문 낭독자, 전문 녹음 연출이 참여한 낭독 콘텐츠들이 늘어나면서 품질이 향상됐고, 이용자들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최근 양준일은 자신이 발매한 에세이집 '양준일 메이비_너와 나의 암호말'을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양준일은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와,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버전 등 모두 세 가지 버전으로 오디오북을 출시했다. 스타가 자신이 쓴 책을 직접 읽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호응이 높다.

오디오북 녹음  재능기부에 참여한 그룹 VAV.

오디오북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스타들도 많다. 지니뮤직과 EBS은 앞서 함께 난청 어린이 돕기 캠페인 '소리를 선물합니다'를 진행했다. 스타들이 재능기부로 책을 낭독하면 이 수익금을 청각장애인 봉사단체 사랑의 달팽이에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그룹 VAV, 온리원오브, 에이스, 이엔오아이, 임팩트, 요조 등 많은 스타들이 좋은 취지의 오디오북 녹음에 참여했다.

국내 가요계 팬덤은 스타들과 함께 선행에 나서 스타들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사회에 사랑을 환원하는 형태의 활동을 선호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소비를 통해 사회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캠페인에 팬들은 높은 참여를 보냈다.

사진=윌라, 스토리텔, 지니뮤직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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