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관중석에 배치한 마네킹들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여성용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리얼돌' 파문을 일으킨 프로축구 FC서울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서울 구단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했다. 상벌위 회의는 현재 진행 중이다.

서울 구단은 앞서 17일 광주FC와 무관중 홈 경기에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관중석에 마네킹을 배치했다. 그러나 이 마네킹 가운데 일부는 성인용품인 리얼돌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구단은 사태가 커지자 20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단은 “광주FC와 홈 경기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심려를 끼친 모든 분들에게 깊이 사과 드리며 철저한 내부 시스템 진단을 통한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 구단은 문제의 인형을 제공한 업체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구단은 “해당 업체의 기망 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했으며 정확한 진상 조사를 위해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업무 관련자들의 업무 소홀에 대해 대기 발령 등 문책 조치를 했다. 다시 한번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상벌위가 서울 구단에 내릴 수 있는 징계 기준은 크게 2가지 요약된다. 우선 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정관을 어긴 구단은 5점 이상의 승점 감점이나 5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연맹 정관 제6장 상벌 규정은 K리그의 명예를 실추한 구단에 대해 5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K리그는 현재 중계권이 36개국에 팔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마네킹 30개 가운데 여성 모양이 28개, 남성 모양이 2개 있었다”며 “마네킹 제공 업체는 원래 경기 시작 전 인형에 붙은 모든 광고를 내리기로 했지만 일부가 그대로 남은 채 대중에게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일간 가디언은 “마네킹이 응원석에서 들고 있는 손 팻말 역시 이 리얼돌의 모델로 삼은 인기 BJ가 쓴 것처럼 돼 있었다. 이렇게 많은 리얼돌을 좌석에 배치하는데 구단에서 몰랐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그 동안 K리그에서 명예 실추 징계는 몇 차례 나왔다. 2007년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던 안정환(44)은 관중석에 난입해 제재금 1000만 원을 냈다. 2014년 이재명(56) 전 성남FC 구단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승부조작을 암시하는 내용의 불만을 제기해 경고를 받았으며 2018년 조태룡(55) 전 강원 FC 대표이사는 명예 실추와 지위 남용, 정치 관여 등으로 제재금 5000만 원과 2년간 직무 정지 징계 조치됐다.

제5장 마케팅 규정 제19조 1에 의하면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물은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상벌위는 경위서를 검토하고 관련자들의 소명을 들어 사건의 경위를 파악한 후 징계 여부와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맹은 "상벌위원장의 법리 해석에 따라 징계 유무를 결정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 연맹 내부적으로도 징계를 내릴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상벌위 결과는 20일 오후 6시 발표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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