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본, ‘생활 속 거리 두기와 함께하는 마음건강지침’ 제작·배포
심리지원반 설치…정신의학·심리학 등 관련 전문가 단체·관계부처 협력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A씨는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치료를 받은 지 3주가 넘어가자 심한 스트레스를 느껴 국가트라우마센터 핫라인으로 상담을 요청했다. A씨는 반복되는 양성판정으로 질병이 낫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과 장기간의 격리생활로 인한 답답함, 우울감을 호소했다.
상담을 통해 A씨는 자신이 겪고 있는 감정이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사실을 알고 안도했으며 불안과 신체적인 긴장을 이완시키는 안정화 기법을 교육받고 꾸준히 연습했다. 또한 상담자와 함께 격리공간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하나씩 실천하면서 조절감을 되찾고 안정적인 상태로 퇴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간의 격리생활로 인해 체력이 저하돼 자신감이 떨어졌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A씨는 상담을 통해 힘든 마음을 털어놓고 지지를 받은 것이 격리 생활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됐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어려움도 잘 극복해보겠다고 말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의 심리적 안정과 일상생활 복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지원단)’을 지난 1월 29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지원단은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총괄해 국립정신병원, 전국의 광역·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로 구성, 심리 상담 및 격리대상자를 관리,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가족은 국가트라우마센터 및 영남권 트라우마센터, 국립정신의료기관에서 권역별로 유선 전화 또는 대면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자가격리자, 코로나19로 스트레스, 불안 등을 느끼는 일반 국민에 대해서는 보건소 및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를 통해 상담 및 심리지원 실시 중이다.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은 심리지원을 통해 코로나19로 치료받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심리적 어려움이 상당히 호전됐으나 재감염에 대한 우려, 무력감, 낙인과 관련된 스트레스는 계속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실제로 초기상담에 동의한 127명 가운데 확진자 68%, 확진자 가족들 53%가 정신건강 및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보였으며, 상담을 받은 사람 중 62.5%는 정신건강 상태가 호전되거나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지만 여전히 재감염에 대한 우려, 무력감, 낙인과 관련된 스트레스를 보였다.
또한 국가트라우마센터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감염병 심리사회방역 지침(현장용)’을 마련해 배포했고, 이를 바탕으로 ‘생활 속 거리 두기와 함께하는 마음건강지침’을 카드뉴스와 웹포스터로 제작, 배포했다.
특히,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소진이 가속화되고 있는 의료종사자 및 관련 업무자 등 대응 인력을 위해 소진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심민영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발맞춰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듯이 심리방역도 재편할 필요가 있으며, 일상생활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고 사회적 유대감과 상호 지지를 통해 자신과 사회의 회복탄력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향후 환자 및 가족들을 물론 일반 국민의 심리안정을 위해 심리지원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의료진들의 소진을 완화하기 위한 프로그램 시행 및 보급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수본은 통합심리지원단의 역할을 강화하고, 관계부처 협력을 통해 심리지원 체계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심리지원반’을 설치, 운영 중이다.
심리지원반은 통합심리지원단을 포함해 각 부처, 관련 전문가 단체에서 그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추진한 심리지원 관련 정책과 사업을 총괄·지원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대(對)국민 일반 상담을 확대하고 전문상담을 보강하는 단계적 심리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홍성익 기자 hongsi@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