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정진영과 조진웅이 영화 ‘사라진 시간’을 통해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신선한 설정을 그린 이 영화가 코로나19 사태 속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21일 오전 카카오 TV 라이브 생중계 채널을 통해 ‘사라진 시간’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국 영화 제작보고회 사상 최초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조진웅, 정진영 감독이 참석했다.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기 인생 33년 차 관록의 배우 정진영이 오랜 기간 꿈꿔왔던 영화감독에 도전한 작품이다. 정진영 감독은 “원래부터 연출에 대한 꿈이 있었다. 30대 때 한 번 작품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 때 연출할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4년 전부터 해보자고 결심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로 작업해보자 했다. 17살 때 꿈을 57살에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 조진웅이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중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충격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된 형사 형구 역을 맡았다.

조진웅은 “왜 굳이 나였나 싶었다. 물론 정진영 감독의 제안에 선배로서 위압이 있었다. 보통 그렇게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웃었다. 이어 “이야기의 미묘함이 있다. 정진영 감독이 썼다는 인식이 없다면 해저 깊은 곳에 있는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다. 원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들었다. 작업을 하면서도 천재적인 네러티브가 있었다”라며 칭찬했다.

정진영 감독은 “배우할 때 다른 감독이 캐스팅 제안을 할 때 종종 '정진영을 두고 썼다'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거짓말인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 시나리오를 쓰면서 어떤 배우를 대입하면서 쓰게 됐다. 너무 자연스럽게 조진웅을 떠올리며 썼고 조진웅이 연기하는 모습을 상상했다”며 조진웅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선배로서 후배에게 부담이 될까 미안한 마음으로 망설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초고 나오자마자 바로 조진웅에게 보냈다. 그 다음날 바로 답이 왔다. 그날 기쁨의 술을 마셨고 조진웅은 의혹의 술을 마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라진 시간’은 신선한 설정과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 감독은 “사는 게 뭔가, 나라는 사람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거기에서부터 ‘사라진 시간’을 떠올리게 됐다. 사실 유머러스하게 만들고 싶었다. 스토리를 예상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 기존의 익숙한 방식과는 조금 다른 식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조진웅은 “정진영 감독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다. 본인이 감독으로서 이 작품에 키를 가지고 있지 않나? 본질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코로나19 사태 속 개봉하게 된 것에 대해 “문화의 가치는 인류가 존재하는한 계속되어야 한다. 지금 어려운 시기인건 분명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다닥다닥 붙어서 어떻게 열광하겠나? 다만 문화 예술로 치유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며 “우리가 이 사태를 조금 더 자각해 대중에게 좋은 문화 예술을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사태를 유연하게 넘길 수 있는 자세인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사라진 시간’은 오는 6월 18일 개봉한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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