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그재그, 3700여개 패션 쇼핑몰 모아
당근마켓, 하루 이용자 숫자 11번가·G마켓 능가
지그재그는 모델 한예슬을 기용해 첫 광고를 제작했다. / 크로키닷컴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문화가 넓게 자리하면서 온라인 마켓시장이 날개를 달았다. 너도나도 온라인을 강조하는 요즘, 전통 유통업계 강호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신생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쇼핑몰 스타트업 ‘지그재그’는 톱스타인 한예슬을 자사 첫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파격행보로 이목을 끌고 있다.

패션 테크기업 크로키닷컴이 운영하는 여성 쇼핑몰 '지그재그'는 3700여개의 여성 패션 쇼핑몰을 하나의 커머스 앱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 곳에서 여러 쇼핑몰의 제품을 훑어보고 손쉽게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입소문으로 국내 패션 애플리케이션 최초로 20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는 쾌거를 얻었다.

지그재그는 쇼핑몰 입점 수수료가 없다는 장점을 내세워 업체의 입점을 유도한다. 수익은 자체 개발한 'Z결제' 매출 수수료와 개인화 추천 모델로 이뤄진다. Z결제는 지그재그가 쇼핑몰 메타 서비스 최초로 도입한 통합결제 시스템으로, Z결제 쇼핑몰로 등록된 업체들은 결제 일원화가 가능하다.

지그재그

앱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10·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앱’에서 지그재그는 굴지의 쇼핑앱을 물리치고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월평균 이용자수는 270만명, 일평균 이용자수는 70만명에 달한다. 매출과 이어지는 앱 내 체류시간도 길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서비스 ‘앱애니‘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해당앱 체류시간은 평균 72분으로 패션 앱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지그재그는 매출 300억원, 거래액은 6000억원을 넘겼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린 올 상반기엔 누적거래액이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의 기세도 심상치 않다. 당근마켓은 쇼핑앱은 아니지만 마켓을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중고물건을 판매자에게 직접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연령층의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당근마켓 월 사용자 수는 약 446만명에 이른다. 지난달 10일 기준 하루 이용자 숫자는 156만명으로, 전통 이커머스 강자인 11번가와 위메프, G마켓을 능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는 137만명, 위메프 109만명, G마켓은 107만명을 기록했다.

당근마켓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는 앱의 인기 요인으로 본지에 “지역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그동안 온라인 기반의 중고거래 사이트는 있어왔지만 당근마켓은 GPS를 중심으로 지역 내 거래가 성사된다. 

판매자와 직접 거래를 통해 물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거래도 손쉽게 이루어진다. 애초에 당근마켓이라는 이름도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뜻에서 파생했다.

2015년 출시된 당근마켓은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1900만, 누적 가입자 수는 1000만명에 이른다. 거래액도 급증하는 추세다. 당근마켓은 2016년 46억원의 거래액에서 2018년 2000억원, 지난해에는 7000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 전국으로 서비스로 확대한 이후 거래액이 3배 이상 뛰어오르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지역내 소상공인이 진행하는 지역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GPS기반이다 보니 지역 소상공인들은 동네 주민을 대상으로 효율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당근마켓내 지역광고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200% 증가한 상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일반 중고거래 앱과는 달리 궁극적으로 지역상권을 소개한다거나,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공유하는 등 지역기반 사업을 추구한다”라면서 “중고거래도 지역 기반 커뮤니티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 일 사용자 수 현황 / 모바일인덱스 제공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도 떠오르는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이상) 후보 중 하나다. 2011년 패션 SNS로 사업을 시작한 스타일쉐어는 컨텐츠를 기반으로 판매를 연계하는 쇼핑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자신이 입은 옷을 컨텐츠로 올리고 스타일링을 공유하면 이를 보는 이들은 손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원리다.

SNS 소통을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스타일쉐어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두배나 증가한 305억원, 연간 거래액은 2000억원대에 달한다.

이들의 성장 가능성은 업계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술보증기금은 스타일쉐어의 기업 가치를 인정하며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으로부터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기존 투자사인 KTB네트워크,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도 스타일쉐어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만 약 550억원 수준이다.

실탄을 확보한 스타일쉐어는 인수합병 M&A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18년 3월 GS홈쇼핑의 자회사였던 온라인 편집숍 29CM를 인수하며 플랫폼 사업의 판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동영상 플랫폼 사업인 스쉐라이브나 29CM의 신규 동영상 사업 등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객과 영상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등 모바일 커머스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는 최근 최근 국내 대형 백화점 업계과 홈쇼핑업계 등 유통 업체들이 젊은 소비층을 잡기위해 가장 공들이는 사업 중 하나다.

스타일쉐어가 전개하는 라이브커머스 채널 '스쉐라이브' / 스타일쉐어 제공

올 1분기 스타일쉐어가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 채널 ‘스쉐라이브’는 전 분기 대비 725% 거래액 성장을 기록했다. 거래액뿐 아니라 사용자 참여 지수 역시 급증했다. 작년 9월 대비 올 3월 사용자 채팅 반응은 14.5배나 증가해 지난 3월 11만 건을 돌파했다. 주 고객인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이 그만큼 활발하며 확고한 지지층을 쌓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스타일쉐어 관계자는 “올해 스타일쉐어는 커뮤니티 기반으로 동영상 사업, 29CM는 서비스 고도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인적·기술적 투자를 확대해 컨텐츠 포맷을 다양화하겠다”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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