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부 지원 불투명에 생사기로 놓인 쌍용차
노사 간 협력, 비핵심 자산 매작 등 자구책 마련
쌍용차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한다고 밝힌 가운데, 쌍용차의 수혜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노사 간 협력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쌍용차가 정부의 지원으로 숨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간산업안정기금 세부운용 방안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의 항공·해운 업종으로, 핵심 기술을 보호할 수 없거나, 산업생태계 유지, 국민경제, 고용안정 및 국가안보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라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협의해 지원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뒀다. 

당초 정부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조성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경제·고용안정·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을 지원 대상으로 규정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부실해진 기업이 아니라면 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이 되지 않으며, 주채권은행 중심의 기업회생프로그램 활용하도록 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업에 대한 기금 지원 여부는 지금까지 구조조정을 맡아 왔던 채권은행단의 의견을 반영해 기금운용심의위원회가 판단할 것"이라면서 "특정 업체에 대한 지원 여부를 지금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산업은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이 가운데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2009년 이후 10여년 만에 올 1분기 분기보고서는 감사의견이 거절되는 등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 1분기에 ▲판매 2만 4139대 ▲매출 6492억원 ▲영업손실 986억원 ▲당기 순손실 193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3분기 연속 적자다.

쌍용차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해외부품 수급 차질로 라인별 순환 휴업 실시 등 생산 차질 영향으로 판매와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7%, 30.4%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주주 마힌드라가 신규 투자를 철회하면서 자금 조달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마힌드라는 3년 후 흑자전환 목표를 내걸고 2300억원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가 이 중 400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쌍용차는 비핵심 자산 매각, 신차 개발, 노사 간 상생협력을 약속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최근엔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서울 구로 정비사업소 부지를 비롯해 인재개발원, 천안·영동 물류센터 등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구책에 정부가 국가 기반산업과 고용 안정 등을 고려한다면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관점도 나오고 있다. 올해 3월 31일 기준 쌍용차의 직접고용은 4912명, 여기에 협력 업체 등 간접고용까지 포함하면 수만개의 일자리가 연결돼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안정’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쌍용차 역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쌍용차는 자동차업계 최초로 2020년 임금 및 단체교섭을 조기에 마무리했고, 노조는 최근 대리점 협의회, 노.사.민.정. 협의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만나 경영정상화를 위한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일권 쌍용차 노동조합 위원장은 “영업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쌍용차 측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차 출시, 수출 회복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유럽시장에 가솔린 1.2 터보엔진을 장착한 티볼리를 출시해 수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올 하반기 내수에서는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 티볼리 에어 출시, 내년 첫 전기차 출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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