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호랑이가 발톱을 갈고 있다. KIA 타이거즈 타선이 조금씩 짜임새를 갖춰가고 있다.

KIA는 지난 시즌 ‘소총부대’로 전락했다. 2018년 170홈런을 기록했던 타선은 지난해 단 76홈런에 그쳤다. 전년 대비 44.7%나 줄었다. 20홈런 타자는 단 한 명도 없었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도 최형우(17홈런)가 유일했다. 한방을 쳐줄 수 있는 거포가 부족하다는 평이 붙었다. 팀 사정을 잘 아는 맷 윌리엄스(55) 감독도 “홈런보다는 2루타, 3루타를 주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 시즌 KIA의 장타력이 만만치 않다. 올 시즌 KIA 지휘봉을 잡은 윌리엄스 감독은 개막 후 최적의 타선 조합을 찾기 위해 실험을 거듭했다. 선발 라인업이 이틀 연속 같은 적이 없었다. 베테랑부터 젊은 피까지 여러 타자를 고루 기용하며 이상적인 라인업을 찾기 위해 애썼다.

시행착오 끝에 최적의 조합을 찾은 모양새다. KIA는 20일 경기까지 홈런 15개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이 부문 공동 4위다. 득점권 홈런은 5개로 두산 베어스(7개)에 이어 2위다. KIA는 지난 19~20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홈런 5개를 몰아쳤다. 19일 경기에선 베테랑 나지완(35)과 젊은 피 황대인(24), 안방마님 한승택(26)이 담장을 넘겼다. 20일 경기에선 4번 타자 최형우(37)가 모처럼 홈런을 신고했고, 한승택은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윌리엄스 감독은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프레스턴 터커~최형우~나지완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고정했다. 이 중심타선 조합이 최근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거포로 변신한 터커(30), 팀 내 최고 거포 최형우, 부활한 나지완이 그동안 봉인했던 장타 생산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터커는 20일까지 타율 0.442 5홈런 20타점으로 타율·타점에 출루율(0.517)도 1위에 랭크됐다. 득점(13개)과 장타율(0.865)에서도 2위에 올라 있다.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한 나지완은 올 시즌 타율 0.326 3홈런 11타점을 마크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71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4번 타자 최형우도 20일 롯데전서 12경기 만에 시즌 2호포를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이날 경기 후 “터커와 (나)지완이가 앞뒤에서 잘 쳐줘서 제가 안 좋아도 부담이 없었다. 이제 저도 (타격감이) 올라왔다. 좋은 소식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중심타선에 힘이 생기면서 응집력과 화력이 좋아졌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KIA는 20일까지 병살타 1위(15개)를 달리고 있다. 득점권 타점 비율도 14.8%로 최하위다. 잔루 259개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상승세를 탄 타선이 꾸준함을 보여줘야 더욱 무서운 타선으로 변모할 수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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