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요기업, 조직문화 활성화와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스핀오프 이후 성장성 기대
삼성전자 C랩을 통해 창업에 나서는 5개 과제 참여 임직원들. /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IT 대기업들의 창업 지원·육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성장한 사내벤처들이 분사(스핀오프) 제도를 통해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IT기업들답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업무자동화(RPA)등 최신 기술 활용한 혁신이 돋보인다.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기업 입장에서는 조직 문화 혁신과 함께 미래 성장 동력을 모색할 수 있고, 임직원들도 좀 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품 안에서 성장해온 사내 벤처 ‘C랩 인사이드’ 5개 스타트업이 독립에 나선다.

C랩 인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 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독립하는 5개 스타트업은 ▲컴퓨터 그래픽(CG) 영상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Blockbuster)' ▲종이 위 글자를 디지털로 변환·관리해주는 '하일러(HYLER)' ▲AI 기반 오답 관리와 추천 문제를 제공하는 '학스비(HAXBY)' ▲인공 햇빛을 생성하는 창문형 조명 '써니파이브(SunnyFive)' ▲자외선 노출량 측정이 가능한 초소형 센서 '루트센서(RootSensor)'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C랩 스핀오프 제도를 도입해 우수한 C랩 인사이드 과제들이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랩 스핀오프(Spin-off) 제도는 창업자들에게 초기 사업자금과 창업지원금을 제공하고 희망 시 스핀오프 후 5년내 재입사 기회를 부여하는 등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까지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그 결과, 현재까지 163명이 창업해 45개의 스타트업을 설립했고 스핀오프 이후 유치한 투자금도 550억 원에 육박한다. 또 전체 기업 가치도 스핀오프 당시 보다 3배 이상 증가해 경쟁력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한 사내벤처 ‘원더무브’와 ‘엘앰캐드’ 등을 이달 분사시켜 독립시킨다.

원더무브는 최적 경로 매칭 알고리즘에 기반한 직장인 카풀 서비스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현대자동차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운영한다.

엘앰캐드는 기존 캐드(CAD) 시스템의 한계점을 보완한 3D 도면정보 솔루션을 개발했다. ELMBD 솔루션은 전용 장비 없이 일반 PC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현대차그룹 및 협력사 판매를 거점으로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번 사내벤처 분사는 처음으로, 기술혁신 및 사업기회 확보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지난 2000년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벤처플라자`를 출범했다. 현재 H스타트업으로 거듭난 이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유망 사내 스타트업 53개를 선발·육성했고, 이 중 성과가 좋은 업체 16개를 분사시켰다.

LG CNS 사내벤처 햄프킹의 김승현 대표(오른쪽)와 양자성 CTO가 통관 자동화 솔루션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LG CNS 제공

LG그룹의 IT 계열사 LG CNS는 사내 벤처기업이었던 햄프킹을 로봇업무자동화(RPA)·인공지능(AI) 통관 분야 전문기업으로 분사시켰다. 햄프킹은 지난 2018년 말 LG CNS 사내벤처 대회 '아이디어 몬스터'를 통해 선발됐다.

햄프킹의 RPA·AI 수입 통관 자동화 기술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컨테이너 1개 물량 기준으로 통관 처리 시간을 5시간에서 5분으로 줄여준다.

현재 햄프킹은 관세법인 '세인'과 통관 자동화 사업을 수행 중이다. 관세법인 세인이 보유한 2000여 곳 기업고객에게 전달되는 물품 통관 업무에 LG CNS와 햄프킹이 RPA와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SDS는 사내 벤처 발굴 프로그램인 씨드랩(XEED-LAB)을 통해 분사, 지난해 1월 설립된 ‘서치스’가 대표 사례다. 서치스는 데이터 속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찾아 탐색할 수 있는 데이터 포털 서비스 ‘인스파일러’를 제공한다. 현재 인스파일러 포털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씨드랩을 통해 현재까지 제안된 아이디어는 800건이 넘으며, 이중 12개 과제가 '프로토타이핑' 단계를 마쳤다.

삼성SDS의 씨드랩은 지난 2016년 8월 탄생했다. 씨드랩 이전에도 삼성SDS에는 사내벤처가 있었다.

지난 1997년 2월 삼성SDS 사내벤처 1호인 '웹글라이더팀'이 그것이다. 이듬해 웹글라이더는 네이버컴으로 분사해 독립했고, 한게임과 합병해 승승장구했다. 지금은 시가총액 30조원의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의 성장사다.

업계 관계자는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하고, 민첩한 조직문화를 확산할 것"이라며 "사내벤처 구성원이 아이템 기획부터 개발과 사업화까지 직접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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