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전자, 수급개선 기대...외국인 매수세에 투자상품 급증
코스피, 삼성전자 주가 추이/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한때 14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어느새 2000선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의 2000선 돌파 후 안착을 위해선 코스피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반등이 나와야 한다는 관측이다.

그간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언택트(비대면) 경제 관련 주식의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 상승세를 이끌어줄 대형 주도주, 바로 삼성전자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란 진단이다.

5월 2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2.40% 떨어진 4만 8750원을 기록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 코스피 상장사 중 삼성전자 영향력 '막강', 주가는 '소외'

실제로 코스피 상장사들 중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한 수준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0% 이상, 당기순이익은 60% 이상 급감했다. 코로나19가 상장사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진 탓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0% 감소했으나, 4조8900억원으로 거의 5조원대 순익을 기록했다. 여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각각 40%, 60%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양호한 실적을 감안하면 그간의 주가 행보는 다소 시장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두 달 간 코스피가 30% 이상 반등하는 사이 삼성전자 주가는 20%도 채 오르지 못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테크 대형주 중 저점 대비 주가 반등폭은 가장 적었으나, 밸류에이션과 실적 안정성을 고려하면 현재 투자 매력은 가장 큰 업체로 판단된다"며 "특히 해외 경쟁사 대비 한국이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생산 차질 가능성도 낮아졌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의 내재화로 원가 경쟁력도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목표주가는 6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5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20% 이상 상승 여력이 남은 셈이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 탈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 코스피 본격 상승 위해선 삼성전자가 중요 

국내 증시(코스피)의 본격적인 상승을 위해서도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그간 코스피가 상승했다면, 이제는 실제 수요회복이 나타나면서 그간 지수 상승에 따른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선 결국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과 주가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IT섹터 방향의 기준"이라며 "지금까지 삼성전자 없이 시장(코스피)이 먼저 올라갔다면 이제는 삼성전자가 다시 시장을 주도해야 주식 시장의 전반적 상승 기조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 삼성전자는 최소한 시장 비중을 채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도 삼성전자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의 TSMC가 미국의 대 중국 수출 제재를 고려해 화웨이향 신규 수주를 중단키로 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자사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탑재 비중은 73.6%로, 100% 자급하고 있는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며 "TSMC에서 생산되는 자사 AP와 모뎀칩을 공급받기 힘들어질 경우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반사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2019년 5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화웨이가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2분기 유럽시장 점유율이 19.3%까지 낮아졌으나 삼성전자의 경우 35%로 증가하며 2017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다"며 "이번에는 GMS 사용 불가와 더불어 AP 경쟁력 약화, 생산 차질까지 발생할 수 있어 삼성전자의 수혜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전자, 수급개선 기대...돌아온 외국인에 관련 투자상품까지 급증

최근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 상반기 연일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관 투자자들도 매수세를 보태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다만 22일엔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며칠 간격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와 랩,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관련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과 최근 주가 수준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반영돼 삼성전자 관련 펀드, 랩 등 투자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최근 늘고 있는 ELS 역시 일반적으로 증시, 또는 주가가 반등하는 시점에서 발행량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손실보다는 수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상반기 내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던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다소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3월말 한때 4만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현재 4만원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9일과 20일엔 종가가 5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200원(2.40%) 떨어진 4만8750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악화 우려 속에 28.18포인트(1.41%) 내린 1970.1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 탈환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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