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장기 휴장으로 옛 경륜선수에 대한 관심 고조
경륜 경주 모습./ 경륜경정총괄본부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륜 휴장기가 길어지면서 과거를 추억하는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한 한 시대를 풍미한 옛 경륜선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994년 출범한 경륜 역대 기수별(2∼8기) 수석, 차석 졸업생 활약상은 어땠을까.

2기에선 ‘테크니션’ 김보현과 ‘불곰’ 정성기가 각각 수석과 차석을 차지했다. 둘은 4위 졸업생 원창용과 함께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1995년 경륜 초창기 흥행을 이끌었다. 아울러 역대 그랑프리 대상경륜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1998년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3기 수석, 차석은 각각 용석길과 김병선이다. 용석길은 아마추어 시절 국내 도로경기 일인자로 경륜에 입문한 뒤 19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대표 선수다.

동갑내기 절친인 4기 주광일과 엄인영은 창원권으로 대표되는 2, 3기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며 경륜 전성기를 이끌었다. 1999년 그랑프리 대상경륜에선 차석 엄인영이 추입 우승, 수석 주광일이 선행 준우승하며 강력한 한국체육대학교 라인 기틀을 마련했다. 그 해 엄인영은 100% 연대율 신화도 썼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2000 시드니올림픽에도 출전했다. 2006년 은퇴 뒤 현재는 사이클 국가대표 감독으로 후배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경륜 경주 모습./ 경륜경정총괄본부

5기 수석 여민호와 차석 여동기는 전성기 시절 특선 2진급 강자로 활약하며 각각 창원권, 한국체대권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다. 6기는 지성환이 수석, 정영훈이 차석이다. 특히 지성환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기대를 받고 1999년 경륜에 입문해 짧고 굵은 전성기를 보냈다. 승률 97%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지성환은 그랑프리 대상경륜까지 가뿐히 석권해 ‘지존’ 칭호도 얻었다. 적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 지성환은 2001년 그랑프리 대상경륜에서 7기 현병철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준 뒤 2002년 1월 허리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 해 5월 일시 복귀했으나 무릎 부상까지 겹치면서 1년 6개월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성기를 마감했다.

7기 수석은 현병철, 차석은 김기욱이다. 아시아 최고의 스프린트로 활약한 현병철은 2000년 경륜 입문과 동시 1년 선배 지성환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곧바로 전성기를 맞았다. 추입과 젖히기에 강점이 있던 현병철은 이듬해 한파 속에서 펼쳐진 그랑프리 대상경륜에서 허를 찌르는 깜짝 선행으로 지성환을 제치고 우승했다.

8기 수석 김영섭, 차석 홍석한은 4기 주광일, 엄인영에 버금가는 최고의 듀오로 기대를 모았다. 홍석한은 지성환, 현병철 시대를 종식하며 2002년과 2003년 그랑프리 대상경륜을 석권했다. 2008년에도 그랑프리 대상경륜 트로피를 품에 안아 총 3회 우승 기록을 썼다. 2016년엔 경륜 최초 500승 금자탑도 쌓았다. 반면 김영섭은 홍석한과 같이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지 못했다. 그 대신 철저한 몸 관리와 성실한 플레이로 20년 가까이 특선급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현재 홍석한, 여민호가 우수급에 머물러 있고 지성환, 현병철, 주광일, 정성기가 선발급에서 떨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영섭의 자기관리 능력이 돋보인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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