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평균 득점력 들쭉날쭉… 김계령 등 국내 빅맨 수혜
골밑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박지수(왼쪽)와 김연희. /W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기자] 외국인 선수 없는 여자프로농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1일 “2020-2021시즌 외인 선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발 계획에 불확실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로써 WKBL 6개 구단은 2011-2012시즌 이후 8년 만에 국내 선수만으로 리그를 치른다.

국내 선수로 구성될 리그에 기대의 시선도,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유망주가 성장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에 ‘리그 전체 경기력이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고개를 들었다. 어느 한쪽으로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WKBL은 2000년 여름리그부터 2007년 겨울리그까지 외인 제도를 운영했다. 이후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다섯 시즌 동안 국내 선수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폐지했다. 2012-2013시즌부터 팀 간 전력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시 부활시켰다.

2010-2011시즌 정규리그 경기 중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는 정선민. /WKBL 제공

그렇다면 과거 외인 제도가 폐지됐을 당시 리그 전체 경기력엔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 외국 선수가 사라진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는 득점력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2007-2008시즌과 2010-2011시즌에는 각각 평균 63.6득점, 64.8득점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2009-2010시즌과 2011-2012시즌에는 각각 평균 70.6득점, 69.2득점으로 올라갔다. 즉, 국내 선수로 리그를 치르는 동안 일정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외인 제도가 다시 도입된 2012-2013시즌에는 평균 득점이 64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17-2018시즌 평균 69.1득점을 기록하기 전까지 꾸준히 65점대를 마크했다. 최근 3시즌 간에는 69득점 전후로 평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3점슛과 리바운드, 스틸과 턴오버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평균 득점 변화 폭은 크지 않지만, 세부 지표를 따졌을 때 동적인 요소가 살아났음을 알 수 있다.

정선민(46), 김계령(41), 신정자(40) 등 국내 빅맨은 외인 제도 폐지의 가장 큰 수혜자다. 특히 김계령은 국내 선수만 뛰었던 다섯 시즌 동안 평균 17.7득점으로 통산 평균 11.8득점보다 훨씬 높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다음 시즌 역시 국내 빅맨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수(22), 배혜윤(31), 김연희(24) 등이 덕을 볼 수 있다. 다만 확실하게 공격을 맡아 줄 외인 부재는 전체 득점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선수만 뛰었던 다섯 시즌처럼 일정하지 않은 증감률이 예상된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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