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생충·코로나19 특수로 영업이익 2배 껑충
일찌감치 해외로 눈 돌려 어닝서프라이즈 기록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농심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식품업계의 1분기 호실적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한 농심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짜파구리’ 열풍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가 ‘실적 대박’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농심은 신동원 부회장의 지휘 아래 2분기에도 해외 수요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24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877억원, 영업이익은 63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영업이익은 무려 101.1% 성장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배 이상 개선됐다.

농심은 1분기 고공행진의 주 요인을 짜파구리 열풍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라면소비 증가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9일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전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됐다. 이로 인해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급증했다. 농심은 짜파구리 11개 국어로 짜파구리 레시피 소개 영상을 올리고, 짜파구리 용기면을 출시해 해외에 수출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수요 증가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짜파구리 인기에 이어 전 세계적인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고, ‘집콕족’의 온라인 라면 수요도 늘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 해외는 수요가 더 강해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종전보다 소비자와의 접점이 확대된 만큼 해외 수요가 연중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에서의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심이 4월 출시한 앵그리 짜파구리 큰사발. /농심 제공

농심의 1분기 국내법인 매출(수출포함)은 전년 대비 14.2% 성장한 5199 억원을 기록했다. 해외법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5.9% 성장한 1677억원이었다. 온라인 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의 시식과 프로모션이 제한되면서 판촉비용이 줄어든 것도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농심은 1분기 깜짝실적을 두고 “일시적인 특수로 평가한다”며 “외부요인으로 인해 라면뿐만 아니라 여러 먹거리, 생필품 등의 소비재 기업들이 단기적인 호실적을 냈다고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심이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가 선제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신동원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제2공장 공사를 진행하는 등 농심의 해외수요 공략을 적극적으로 대비해 왔다.

이는 업계 2위 오뚜기의 추격과 관련이 깊다. 농심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한때 70%에 육박할 정도로 독보적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오뚜기와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해외로 눈을 돌린 신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2017년 미국 월마트 지점 4000여 곳에 신라면을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왔다.

그 결과 이번 코로나19로 폭증한 주요에 적극 대처할 수 있었다. 미국과 중국 현지 공장을 풀가동하는 동시에 수출물량을 대폭 늘려 빠른 대응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공장가동률과 생산 효율성이 높아졌고 고정비 감소효과로 이어지면서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상황이 1분기 일회적으로 투영된 직후 소비절벽에 따른 실적하락 우려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영향은 없다”며 “최근 소비패턴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메인제품 위주의 농심 제품포트폴리오는 여타 업체 대비 견고한 이익성장 흐름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농심 사옥. /농심 제공

신 부회장과 농심의 질주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의 라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이라며 “수출을 확대하고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수요에 적극 대처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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