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틸리 대한항공 신임 감독. /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남자부 최초로 외국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대한항공은 24일 “한국 남자 프로배구팀 사상 처음으로 외국 감독 로베르토 산틸리(55ㆍRoberto Santilliㆍ이탈리아)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구단은 선진 훈련시스템 접목과 유럽 배구의 기술을 습득하고, 선수단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자 유럽 다수 프로팀 과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산틸리 감독을 영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외국 감독 선임으로 선진배구를 접목해 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사무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출입국에 어려움이 있어 대한항공 현지 지점에서 영입 작업을 진행했다. 애초 다른 이탈리아 출신 지도자와 먼저 협상했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하길 원한 산탈리 감독과 접촉했고, 그의 마음가짐과 능력을 높게 평가해 계약에 이르렀다.

세터 출신인 산틸리 감독은 호주 성인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다. 2002년에는 이탈리아 21세 이하 남자대표팀을 이끌고 유럽선수권대회(21세 이하)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 클럽 외에도 러시아의 오틴트소브 감독을 맡았고, 최근엔 폴란드 리그의 AZS 올슈틴과 야스트솀브스키 베켈을 지휘했다. 평소 한국 배구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으며, 영상으로 V-리그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저는 배구를 지도하고 사랑하며 평생을 보냈고, 이탈리아, 독일, 호주 국가대표팀과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프로배구팀에서 최고의 경험을 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한 “유럽리그에서의 경험은 내게 많은 메달을 안겨 주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한항공과 함께 할 도전이 매우 흥분되고 기대에 차 있다”며 대한항공 사령탑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변화를 위해 2016-2017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안정적으로 팀을 이끈 박기원(59) 감독과 결별했다. 대한항공이 산틸리 감독을 점찍은 까닭도 팀에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4일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를 줄 수 있는 지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지도력에 대한 검증도 이미 끝났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클럽팀과 여러 대표팀 감독을 경험했다. 그 정도 경력이 있다는 건 지도력이 검증됐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산틸리 감독은 국내 남자배구 최초의 외국 사령탑이다. 여자부는 2010-2011시즌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반다이라 마모루(51ㆍ일본)가 최초 외국인 감독이다.

산틸리 감독을 보좌할 올레니 코치. /대한항공 제공

산틸리 감독을 보좌해 함께 팀을 이끌어 갈 전력분석 전문가인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도 24일 동반 입국했다. 올레니 코치는 유럽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경력은 물론 중국 리그 경험도 있는 전력분석 분야 전문 코치다. 대한항공은 “선진 전력분석 기법으로 대한항공의 경기력을 한층 더 높여줄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산틸리 감독과 올레니 코치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구단에서 준비한 별도 장소에서 2주간 격리에 들어간다. 격리가 해제되는 대로 바로 본격적으로 팀을 지휘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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