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찬 삼성 라이온즈 코치가 현역 시절 몸에 맞는 볼 후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야구공을 맞으면 얼마나 아플까.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궁금증을 가져봤을 만한 물음이지만 정작 엄두가 나지 않거나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아찔한 순간이 바로 몸에 맞는 볼이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위즈의 3차전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3회 초 타석에 들어선 KT의 박경수가 때린 볼은 배트를 스치고 그대로 날아가 최수원 구심의 왼쪽 목과 턱 사이를 강타했다. 최수원 구심은 그자리에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홈 팀인 LG의 팀 닥터와 의료진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와 최수원 구심의 상태를 살폈다. 최수원 구심은 한 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투사가 던진 공을 맞는다면 어떨까. 야구공이 몸에 닿는 면적은 7cm²로 2013년 메이저리그 연구결과에 따르면 투수가 던진 시속 140km 이상의 강속구가 타자를 가격한다면 무려 80t의 압력이 전해진다. 속도가 느린 변화구라면 압력은 60t 이하, 헬멧이 충격을 흡수한다면 30t 안팎이다. 80t의 압력은 아파트 3층에서 2kg짜리 벽돌을 떨어트릴 때 느낄 수 있는 충격과 맞먹는다. 타자의 배트에 맞아 가속도가 더 해졌을 거라고 가정할 때 최수원 구심이 받았을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통상 파울볼의 경우 시속 200km가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수원(가운데) 구심이 몸에 맞는 볼 이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볼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할 경우 목숨마저 잃을 수 있다. 지난해 2월6일(한국시각) 미국 ESPN은 2018년 8월26일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경기를 보고 위해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던 골드블룸 씨가 파울 타구에 머리를 맞은 후 투병생활을 이어가다 이날 향년 7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ESPN은 1943년과 1970년에 이어 파울볼에 맞아 관중이 숨진 세 번째 사례라고 소개했다. 당시 검안을 했던 검시관은 '둔기 외상에 따른 급성 두개내출혈'이라고 사인을 결론 내렸다. 이 밖에도 지난해 5월 파울볼에 머리를 맞은 2살짜리 여아는 영구적인 뇌손상을 입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파울볼 사고로 인한 각종 소송과 뉴스 기사, 경기장에서 응급대응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최소 808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다행히 KBO리그에서 파울볼에 맞아 숨진 사례는 없지만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매년 100여 명 이상이 파울볼로 인해 부상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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