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생./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이무생이 '부부의 세계'로 새로운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이무생은 최근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윤기로 분했다. 불륜을 소재로 한 '부부의 세계' 속에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환기하고 지선우(김희애)의 곁을 지키는 모습을 통해 '이무생로랑'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사랑을 받았다. 이 같은 수식어에 이무생은 "그런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름으로 그런 수식어를 만들어주시는 분들은 정말 천재인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쑥스럽지만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김윤기라는 캐릭터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 '부부의 세계'가 끝났다. 기분이 어떤가.

"아직 끝났다는 실감이 잘 안 난다. 마지막까지 계속 촬영을 했기 때문에 헤어나오는 시간도 더딘 것 같다. 인터뷰하면서 얘기를 하다 보니까 정리도 되고 이제서야 조금씩 담담해지는 느낌이다"

-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였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이번 작품은 원작이 있었지만 안 보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원작을 보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김윤기로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만큼 지선우를 보듬어주는 역할에 포커싱을 맞추고 집중할 수 있었다"

- 그런데 중간쯤에는 오히려 애매한 캐릭터로 보이기도 했다. 의도한 건가.

"대본에 있는 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지점이 있기는 했지만 연기를 어떻게 했다기보다 대본의 힘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대본이 그만큼 잘 짜여 있었고 인간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연기를 어떻게 했다기보다는 상황이 주는 의심이 서스펜스 적으로 보여진 것 같다"

이무생./임민환 기자

-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드라마였는데 대본 받고 잘 될 거라는 생각 있었나.

"처음에 6부까지 대본을 받았는데 정말 쉼 없이 달려가는 대본이라 단번에 다 읽었다. 그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기 때문에 잘될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사실 이 정도로 잘 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많은 분께 사랑받고 시청률도 잘 나오니까 놀랍다"

- 결말은 만족하는 편인가.

"뭐든지 끝맺음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원작과 결을 달리하는 부분에 있어서 한 끗 차이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전체가 달라질 수 있는데 그런 수위 조절과 함께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 걸 보면서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 같다. 희망적이기도 하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 같다"

- 어떻게 보면 김윤기라는 캐릭터는 정신과 의사였기 때문인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었는데.

"김윤기에게는 어느 순간에 선을 넘을 것이냐가 중요했다. 여병규 회장과 독대 하는 것도 그렇고 삼자대면하게 해주는 것도 그렇다. 기본적으로 지선우를 처음 봤을 때부터 어느 정도 마음에 뒀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지선우를 기다리는데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잘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선우의 마음도 잘 알았을 거라 생각한다.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지켜주려고 하고 손을 내미는 게 자칫하면 더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선우는 워낙 모든 일을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존중하면서 지켜본 것 같다. 결국 김윤기에게 제일 중요한 건 지선우와의 선을 지키되 그를 도와주는 것이었던 것 같다"

이무생./임민환 기자

- 전반적인 스토리에서 정리하는 역할이기도 했다.

"다른 캐릭터들이 모진 풍파를 겪는데 그걸 지켜보는 입장일 수 있는 건 김윤기가 고산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엮이지 않아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는 동의를 스스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설정 자체가 타지 사람이기 때문에 여회장과도 엮이지 않을 수 있었다"

- 정신과 의사 역할 맡아 모티브 삼은 작품이나 캐릭터가 있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서 정신과 의사 전공한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특히 그중에서도 환자가 의사한테 느끼는 감정인 전이, 의사가 환자한테 느끼는 감정인 역전이라는 용어가 지선우와의 관계에 있어서 작용한 것 같다. 연기할 때 그런 용어들을 대사에 접목하니까 도움이 됐다. 의사다 보니 객관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환자를 위해서 전이나 역전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 결국 '부부의 세계'는 사람 간의 관계를 바닥까지 보여주는 작품인데.

"대사 중에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것이 그야말로 시그니처 대사였던 것 같다. 불륜 소재의 드라마였기 때문에 금기시되는 말 일수 있는데 그걸 또 과감하게 한다는 것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거침없는 상황이 주는 묘한 쾌감도 있고 얘기할 거리가 많다 보니 하나로 결론 내기 보다 다른 하나를 생각하게 되는 상황으로 인해 많은 분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

- '부부의 세계'는 이무생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았나.

"이상하게 이번 작품은 한 단어나 문장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계속 다른 생각이 들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작품이다. 본방송과 재방송의 '부부의 세계'가 다르고 여러 소재와 이야기가 겹겹이 쌓였기 때문에 나에게는 양파 같은 작품으로 남았다"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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