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O, 25일 상벌위서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 부과
강정호가 KBO로부터 1년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받았다. /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풍운아’ 강정호(33)가 향할 곳은 어디일까. 일단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린 결정을 고려해 향후 계획을 결정한다.

KBO는 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임의탈퇴를 신청한 강정호에게 KBO 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강정호는 KBO 구단과 계약 후 1년 동안 경기 출전ㆍ훈련 참가 등 모든 참가활동을 할 수 없으며, 봉사활동 300시간을 이행해야 실격 처분이 해제된다.

상벌위는 "과거 미신고했던 음주운전 사실과 음주로 인한 사고 경중 등을 살피고, 강정호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같이 제재했다"고 징계 배경을 밝혔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미국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 당시 서울 삼성역 일대에서 음주운전 후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저질렀다. 과거 2009년,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재판정에 선 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약 2년간 공백기를 가진 뒤 빅리그로 복귀했으나 예전만큼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결국 피츠버그와 결별했다. 사실상 복귀할 수 있는 무대는 KBO 리그뿐인 가운데 강정호 측은 21일 KBO에 직접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관건은 2018년 강화된 음주운전 관련 규정의 소급 적용 여부였다. 야구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관한 제재 규정을 보면 3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된 선수에 대해서는 3년 이상 유기실격 처분을 내리게 돼있다. 그러나 강정호의 음주운전 시기는 2016년으로 이 규정이 제정되기 전이다. 당시 KBO 리그 소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도 징계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상벌위에서 1년 실격 처분을 내리면서 해당 규정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정호는 상벌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김선웅 변호사(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가 강정호 측 법률대리인으로 참석해 입장을 소명했다. 선수 본인이 작성한 A4 용지 2장 분량 반성문도 함께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상벌위 출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09년, 2011년, 2016년 있었던 음주운전과 관련해 설명했다”며 “야구 규약과 법 원칙, KBO 리그 선례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까지 결정된 게 없다. 상벌위 판단 결과를 지켜보고 다시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에 의하면 강정호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현재는 개인 운동으로 몸을 만드는 중이다.

김 변호사는 “강정호가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여론이 좋지 않은 것도 알고 있다. 반성문에서 봉사활동 등을 통해 최대한 죗값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선수 복귀 계획과 관련해선 “징계가 나와야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등은 생각할 수 없었다.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함부로 그렇게 계획을 짜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포함 다른 구단과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에이전트가 아니기 때문에 접촉 여부는 모르겠다”며 “키움도 징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복귀를 전제로 한 임의탈퇴 해제 절차를 밟기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원소속팀과 소통도 어려운 상황인데 다른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키움 측은 “KBO 상벌위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한편 음주운전 관련 규정 강화 이후 적발 사례는 총 3건이다. 2019년 SK 와이번스 내야수 강승호(26)와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한이(41)가 음주운전 후 접촉사고를 저질러 9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 원, 사회봉사 180시간 징계를 받았다. 올해는 삼성 투수 최충연(23)이 음주운전 적발로 5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300만 원, 사회봉사 80시간을 부과받았다. 세 선수 모두 은퇴 혹은 임의탈퇴로 불명예 퇴장했다.

야구회관=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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