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리그1 성남FC, 31일 FC서울 원정 앞둬
김남일 성남FC 감독.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가장 기대되는 팀이 FC서울이다. 최용수(47) 감독님과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했고 가장 이기고 싶은 팀이다. 내년에 흥미로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김남일(43) 성남FC 감독은 지난해 12월 26일 취임 공식 기자회견에서 2020시즌 최 감독의 서울과 벌일 맞대결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5개월 만에 그가 원하는 그림이 현실로 펼쳐진다. 31일 성남을 이끌고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떠나 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선수 시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은퇴 이후 프로팀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은 ‘독수리’ 최 감독과 사령탑 커리어 첫 번째 승부에 나선다.

김 감독에게 최 감독은 각별한 선배다.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호흡하며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힘을 보탰다. 2016년엔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코치로 합류했다. 김 감독이 성남 취임식에서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했다”고 밝힌 이유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대표팀과 소속팀 동료였던 최 감독이 이제는 선의의 경쟁자가 됐다. 국가대표, 지도자 커리어를 먼저 시작해 어느덧 K리그 대표 사령탑으로 자리 잡은 최 감독과 마침내 그라운드에서 마주한다.

최용수 FC서울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김 감독에겐 올해가 프로팀 사령탑 데뷔 시즌이다.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펼치기에 5개월은 짧다. 올 시즌 초반부터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뚜껑을 연 ‘김남일호’ 성남은 예상을 깨고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 1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린다. 승점 5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현재 K리그1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은 팀은 성남을 포함해 우승 후보 전북 현대(1위)와 울산 현대(2위) 단 세 팀뿐이다. 김 감독은 중원에서 화려한 패스 플레이 대신 선 굵은 속공으로 재미를 봤다.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어 2승 1패 승점 6으로 리그 3위인 서울과 일전이 불리하게만 다가오지 않는다.

관전 포인트는 김 감독이 과연 취임식 때 미디어와 축구팬에게 한 약속을 지키느냐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진공청소기’로 불리며 중원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고,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 선수단 기강을 잡기 위해 ‘빠따’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당당함에서 오는 자신감이 그를 대표한다. 김 감독은 5개월 전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가겠다. 성남만의 팀 컬러가 확실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잡아야 한다. 뿌리부터 만들어나갈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씩 그가 원하는 성남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서울을 맞아 다음 약속을 지킬 시간이 다가왔다.

이상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